[더스탁=김효진 기자] IPO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연초에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상태다. 긴축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공모규모와 몸집이 투자자들에게 관심사항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1월에는 컬리가 상장을 공식적으로 철회하는 등 대어급들에 대한 투심은 여전히 싸늘했던 반면 중소형 공모주들에는 훈풍이 돌았다. 특히 공모규모 300억원 미만의 스몰딜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집중됐다. 이에 따라 ‘밴드 최상단’이상으로 공모가를 결정한 비중은 전월인 지난해 12월 0%에서 올해 1월 50%로 올랐다.
아울러 올해 1월에는 지난해 12월이나 전년 동월인 지난해 1월보다 공모기업 수는 많거나 같았지만 총 공모규모는 줄어들었다. 지난해 1월 대비 공모규모는 무려 0.8% 수준으로 큰 폭 축소됐는데, 이는 IPO ‘끝판왕’이었던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영향이다.
21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1월에는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한주라이트메탈(구 한주금속), 티이엠씨, 미래반도체, 오브젠이 신규상장했다. 코스피 종목은 없었고, 모두 코스닥에 자리를 잡았다. 종목별 공모금액은 티이엠씨가 50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미래반도체(216억원), 한주라이트메탈(202억원), 오브젠(140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총 공모규모는 1061억원을 기록했다.
공모규모는 전월이나 전년 동월 대비 모두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SAMG엔터와 바이오노트가 증시에 오르면서 공모금액이 117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자금줄도 마르고 한파가 크게 휘몰아친 탓에 2곳 모두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고 공모규모가 당초 예상치보다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월의 경우 오토앤, 애드바이오텍, 케이옥션, LG에너지솔루션 4곳이 상장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총 공모금액은 12조8635억원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공모규모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할 경우 공모규모는 568억원 수준에 그친다는 점과 2021년 1월에도 공모규모가 1341억원 수준을 기록했던 점, 1월에는 연초효과를 노린 중소형 코스닥기업들의 상장이 두드러진다는 점, 현재 시장의 펀더멘털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올해 1월 공모규모는 양호한 수준으로 풀이된다.
공모가 확정 결과는 한파가 몰아친 전년 12월보다는 뚜렷하게 개선세를 보였고, 전년 1월보다는 후퇴했다. 올해 1월에는 상장기업 4곳 중 한주라이트메탈과 미래반도체가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 가격으로 확정했다. 상장기업의 50% 수준이다. 밴드 상단을 초과해 결정한 기업은 없었고 오브젠은 밴드하단 가격에, 티이엠씨는 밴드 하단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전년인 12월에는 상장기업 2곳 모두 공모가를 희망범위 안에서 결정짓지 못하고 밴드를 하향이탈하는 사태를 맞이했다. 때문에 밴드 최상단 이상으로 확정한 비중은 0%였다. 지난해 1월에는 4곳 중 애드바이오텍을 제외하고 3곳이 희망밴드 최상단 이상으로 가격을 확정했다. 그 비중이 75%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 공모가 상단 결정 비중이 역대 과거 평균대인 50% 수준대로 회복되고 있다는 것은 시장이 과열 및 침체에서 벗어나 평균 수준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1월에도 공모규모나 몸집이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에 대한 선호는 이어졌다. 수익률 관리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상장한 더블유씨피나 쏘카 등 몸집이 컸던 기업들의 주가부진이 기관투자자들의 수익률 관리에 부담을 주고 있는 점 등도 중소형주에 관심이 쏠리는 하나의 이유로 해석된다.
1월 상장한 티이엠씨의 경우 당초 제시했던 공모금액이 704억~836억원이었다. 공모가 밴드 기준 상장 후 시가총액이 3537억~4201억원. 하지만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가를 낮추고 공모규모를 축소하면서 공모규모는 504억원으로 축소됐고, 상장 시가총액도 2974억원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반면 공모가를 희망범위 내에서 결정한 3곳은 모두 공모규모가 300억원 미만이었으며, 상장 시가총액도 1000억원을 밑돌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