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IPO 재수생으로 공모에 나선 바이오인프라(대표이사 이상득)가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 가격으로 확정하면서 1000억원가량의 상장 밸류를 인정받았다. 참여기관이 1600곳을 넘어섰고 기관 경쟁률도 1600대 1에 육박했다.
최근 중소형 IPO시장에 수급이 몰리고 있는데다 바이오인프라는 앞서 한 차례 수요예측에 실패한만큼 몸값을 낮추고 유통물량을 줄이면서 시장의 눈높이에 맞춘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CRO시장 내 검체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높은 매출성장세와 20% 이상의 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등 자체적인 사업경쟁력도 투자수요를 끌어낸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17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인프라는 지난 13~14일 양일간 공모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2만1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희망밴드 최상단 가격이다. 경쟁률은 1,594.9대 1을 나타냈다. 확정 공모가 기준 공모규모는 137억원이며, 상장 몸값은 1,007억원이다.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의 베팅의 질도 양호했다. 양일간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1,661곳의 기관이 참여했다. 공모가 희망범위가 1만8000~2만1000원으로 제시된 가운데 신청수량의 99.06%(가격미제시 9.2% 포함)가 최상단인 2만1000원 이상에 주문 접수됐다. 참여 건수 기준으로도 대부분의 신청이 밴드 상단 이상에 몰렸다.
공모를 주관한 DB금융투자 관계자는 “회사의 핵심 역량인 분석시스템 기술력뿐만 아니라, 공모주식수 및 유통가능물량 축소를 통해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 가능성을 축소시킨 점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IPO시장은 중소형 공모주들이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바이오인프라에 앞서 10곳이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이 중 한주라이트메탈, 미래반도체, 스튜디오미르, 꿈비, 샌즈랩, 제이오, 이노진 등 7곳이 희망밴드 최상단 이상으로 가격을 확정했다.
지난 2007년 설립된 바이오인프라는 의약품 연구개발 단계에서 개발사의 의뢰를 받아 연구개발을 대행하는 위탁연구기관(CRO) 전문기업이다. 회사는 우수한 분석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2021년 식약처 생동성 시험 승인건수 기준 국내 생동성시험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종근당,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국내 주요 제약사 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국내 생동성시험 시장은 5개사가 과점하고 있으며, 바이오인프라는 검체 분석 능력과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33% 매출성장을 이루고 있다. 2021년 영업이익률 24.4%에 이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률도 21%로 경쟁사들에 비해 매우 높은 수익성을 달성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상장 후에는 합성신약 DMPK 검색 및 바이오의약품 분석 신규 서비스를 추진하고 아세안 CRO시장에도 진출해 지속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상득 바이오인프라 대표는 “바이오인프라의 성장 잠재력을 믿고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신 많은 투자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코스닥 상장을 통해 검체 분석 능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CRO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전했다.
청약은 오는 2월 20~21일 양일간 진행한다. 대표주관사는 DB금융투자가 맡고 있다. 일반 투자자에는 총 공모주식의 25%인 16만2500주가 배정됐다. 회사는 오는 23일 환불일 및 납입일을 거쳐 내달 2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한편 바이오인프라는 지난해 연내 상장을 목표로 11월 수요예측에 도전한 바 있다. 당시 희망공모가 범위는 2만3000~2만6000원으로 공모금액은 230억~260억원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이번에 상장에 나서면서 공모가 밴드를 낮추고 상장밸류도 24.9~27.2%가량 하향했다. 아울러 상장 직후 유통물량도 기존 55%에서 31.9%로 하락하면서 오버행 위험도를 낮추는 등 시장친화적인 공모구조를 설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