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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전자지급결재대행(PG)사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G사를 기반으로 복수의 금융 신사업에 진출해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에만 의존하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PG사 인수를 위해 싱가포르 기반인 CCG-CIMB증권 계열사인 CCG인베스트먼트 아시아를 자문사로 두고 투자처 물색에 나섰다. 두나무는 다양한 핀테크 사업을 계획 중인데 원활한 서비스 구축을 위해선 전자결제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PG사 인수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두나무는 작년 하반기 국내 PG사인 갤럭시아머니트리 (KQ:094480)(094480) 인수 협상을 벌였으나 매각측과 가격을 둘러싼 이견으로 무산됐다. 갤럭시아 머니트리는 효성(004800)그룹 조현준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으며 최근 대체불가토큰(NFT) 거래 서비스 등을 확대하고 있다.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전자결제 관련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모바일 상품권·각종 포인트 등 디지털 자산 거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두나무의 관심이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갤럭시아머니트리 측이 전체 기업가치 기준 5000억 원 이상의 매각가를 제시해 부담이 컸다는 후문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갤럭시아머니트리는 12일 시가총액이 2872억 원을 기록했다. 두나무는 갤럭시아머니트리 인수 계획을 접었지만 PG 라이선스를 보유한 중소형사 인수는 계속 추진 중이다. 두나무는 PG사 인수를 위해 1500억 원~20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을 세워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나무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전자결제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PG사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가상자산 기반 전자결제 사업은 법적 기반이 안정적이지 않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토큰 증권 발행(STO)'을 허용하는 등 디지털 자산에 전향적 접근을 해 규제 개선 가능성이 거론된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도 최근 마스터카드와 손잡고 브라질에서 선불 가상자산 카드를 선보였으며 국내 PG사인 다날은 자회사가 발행한 가상자산인 페이코인을 활용한 전자결제 사업을 국내·외에서 추진 중이다.
또 두나무의 PG사 인수는 2021년 우리금융지주(316140) 지분 1% 확보에 1000억 원을 투자한 것과 맥이 닿아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는 두나무가 PG사 인수를 발판으로 은행들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각종 금융 라이선스를 확보해 제도권 금융회사로 입지를 다지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에만 의존하던 매출 구조의 다각화를 위해 PG사 인수뿐 아니라 다양한 핀테크 사업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투자 자회사인 두나무앤파트너스가 여러 핀테크 스타트업들에 활발한 투자 활동을 벌이고 있다.
두나무 관계자는 이와관련해 “핀테크 기업으로서 다양한 미래 사업들에 투자를 검토하는 것은 맞다” 면서도 “다면 가상자산 기반 전자결제 사업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