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신선식품 물류 및 유통테크 기업 오아시스(대표이사 안준형)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절차에 착수했다. 공모절차가 차질없이 마무리되면 오는 2월 ‘이커머스 1호’ 상장기업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오아시스는 이번에 상장밸류로 최대 1조2535억원을 제시했으며, 공모규모는 최대 2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대부분의 이커머스 기업들이 적자 성장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탓에 섹터 전반에 대한 관심이 시들한 상황이다. 앞서 상장예심을 통과했던 컬리는 상장철회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공모규모가 큰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IPO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오아시스가 분위기 반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아시스는 신선식품 이커머스 기업 중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세일즈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특히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현금창출 능력이 우수한 기업들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13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전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오는 2월 7~8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같은 달 14~15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총 공모주식 수는 523만6000주다. 70%인 366만5000주는 신주로 모집하고, 나머지 30%(157만1000주)는 구주 매출한다. 구주는 최대주주인 코스닥 상장사 지어소프트가 내놓는다. 공모 후 지어소프트의 지분은 43.85%로 낮아지며, 이 지분은 상장 후 3년간 보호예수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3만500~3만95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1,597억~2,068억원 규모다. 확정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9,679억~1조 2,535억원이다.
비교기업은 메르카도 리브르(MERCADOLIBRE INC), 씨(SEA LTD), 쿠팡 (NYSE:CPNG)(COUPANG INC), 엣시(ETSY INC) 4곳을 골랐다. 국내법인 중 유사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들은 모두 비상장 기업이어서 해외상장 기업 중에서 선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가치 산정 방식은 EV/Sales(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가 동원됐다. EV/Sales 방식은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 (KS:207940), 넷마블, 카카오페이, 케이카, 쏘카 등이 IPO 공모시 사용한 바 있다. 오아시스는 EV/Sales 거래배수 3.77배를 적용했으며, 할인율 22.7~40.3%를 잡아 공모가밴드를 설정했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오아시스는 신선식품 유통기업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온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현재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회사는 2018년 ‘오아시스 마켓’을 런칭하며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사업범위를 넓혔다. 이커머스 업체로는 다소 늦은 시기에 온라인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온라인 진출 이후에도 지속적인 흑자를 내고 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분야는 사업의 특성상 흑자기조를 유지하기에 쉽지 않다는 평가지만, 오아시스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 중이다. 지속성장의 요인으로는 △생산자 직소싱 네트워크 구축으로 매입원가 절감 △옴니 채널 전략에 기반한 재고 관리 △물류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 등이 꼽힌다.
오아시스는 생산자 직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간 유통마진을 없애고, 양질의 유기농 식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을 연계해 높은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온라인 주문을 먼저 소화하고 나머지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진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데, 온라인 재고가 부족하더라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바로 조달할 수 있다. 직영으로 운영 중인 오프라인 매장을 일종의 물류센터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의 핵심 지표인 재고폐기율을 0%로 낮춰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물류 효율화의 중심에는 오아시스 루트가 있다. 오아시스 루트는 상품 유통 및 판매 프로세스의 전반적인 관리를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모바일 자동화 시스템이다. 모든 직원은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상품의 발주부터 입고, 포장, 배송지 분류,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관리할 수 있다.
여타 이커머스 기업들과 달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합포장이 가능한 것도 오아시스만의 차별점이다. 여기에서도 오아시스 루트는 합포장 동선 구조를 갖춘 스마트 통합물류센터에 적용되며 최적의 시너지를 발휘한다. 성남, 의왕 물류센터는 담당자의 효율적 동선을 위해 냉동, 냉장, 상온 제품을 한 장소에서 합포장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고객은 여러가지 제품을 한 박스에 배송 받을 수 있고, 회사는 포장재 비용을 3분의 1로 절감할 수 있다.
이 같은 경쟁력은 경영성과에서 드러난다. 오아시스는 설립 이래 흑자경영을 지속하고 있고, 매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5년 193억원이었던 매출은 2021년 3569억원으로 약 18.5배 성장했다. 2022년 3분기에는 매출액 3,118억원, 영업이익 7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8%와 78.4% 증가했다.
오아시스가 구상하고 있는 향후 성장전략은 다른 기업과의 협업 그리고 PG(전자결제)사업 등 신규 사업 진출이다. 아울러 물류센터 부지를 확보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풀필트먼트 센터화해 새벽배송을 전국 지역으로 확장하는 한편 라이브커머스나 퀵커머스 서비스의 고도화도 이룰 계획이다.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이사는 “오아시스는 네트워크, 물류센터, IT 물류 솔루션을 모두 보유한 독보적인 식료품 새벽배송 선도기업”이라며 “독보적 기술력을 기반으로 새벽배송을 넘어 라이브커머스 즉시배송, 퀵커머스 O4O사업 진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마트 물류/유통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