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더스탁=김동진 기자] 전 세계적인 반도체 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차량용 반도체 시장만은 올해도 호황이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 전동화, 자동화 속도가 빨라지고, 전기차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 엔진과 전자장비 등을 제어하는 필수 부품이다. 내연기관차에는 200~300여 개의 반도체가 장착되며, 전기차에는 1000여개, 자율주행 차량에는 2000개 이상이 탑재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21년 450억달러에서 연평균 9%씩 성장해 2026년 740억달러(약 92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2030년에는 1100억달러(약 137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컴퓨터, 태블릿PC 등 소비자용 디지털 전자제품 소비감소와 IT 대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 등으로 다른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고속 반도체 업체 '브이에스아이(VSI, 대표 강수원)'는 최근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피앤피인베스트먼트, 케이씨, 인탑스인베스트먼트, 원익투자파트너스, L&S벤처캐피탈,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8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 2021년 5월 4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이로써 브이에스하이의 누적투자유치액은 약 13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에 대규모의 자금을 모집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탄력을 내고 운영 자금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한국투자파트너스 측은 "브이에스아이는 ASA 표준에 맞는 16Gbps 초고속링크 반도체 샘플을 출시하는데 성공해 고속 데이터 전송·저전력 설계 능력을 입증했다"며 "지난 11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IEEE 행사에서 차량용 고속 링크 솔루션을 시연하는 등 높은 기술력을 입증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투자배경을 설명했다.
2014년 설립된 브이에스아이는 차량용 고속통신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VSI는 전체 직원의 80% 이상이 연구원으로 구성된 반도체 기술 집약 스타트업이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스마트 자동차에 필수적인 센서(카메라·라이더·레이더)와 차랑용 디스플레이에 탑재하는 초고속링크(serDes) 솔루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차량용 앱에 최적화된 설계와 성능으로 구현하는 반도체칩은 자동차 업계에 원가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
브이에스아이는 특히 올해 5월엔 세계 최초로 차량용 초고속 반도체 ‘VS775'의 시제품을 출시했다. 'VS775'는 글로벌 완성차가 이끄는 표준화 단체인 ASA 표준에 따라 설계된 SerDes 칩이다. VS775는 기존 제품 대비 5배 가량 전송속도가 빠른 최대 16G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전기 자동차로의 산업 변화에 발맞춰 저전력 설계를 적용해 기존 대비 50%의 소비 전력을 줄일 수 있다.
강수원 브이에스아이 대표는 "ASA 국제 표준을 준수하는 VS775 상용칩의 출시로 VSI는 자율주행 및 고성능 자동차 제작을 위한 필수 구성요소인 SerDes 시장 자체의 비약적인 확대에 기여하는 한편, 100% 수입에 의존해 온 SerDes 기술을 국산화함으로써 국내 자동차 산업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판매가 5565억 달러(약 692조 원)로 지난 해에 비해 4.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시작된 글로벌 반도체 수요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판매액은 2021년(5559억 달러) 수준으로 뒷걸음질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