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메트로시티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 매장 전경(F&F 제공)
[더스탁=김태영 기자] 패션 브랜드 'MLB'의 해외 판매액이 1조 원을 돌파했다.
패션기업 F&F(383220)는 MLB의 중국 매출 1조1000억원 등을 포함해 올해 해외시장 소비자 판매액이 1조 20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내 패션기업의 단일 브랜드가 해외 판매액 1조 원을 달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MLB는 F&F가 1997년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와 계약을 체결해 라이선스를 확보한 뒤 국내에 선보인 패션 브랜드다.
MLB의 고성장 원동력은 중국 시장이다. 2020년 중국에 진출한 MLB는 중국 내 봉쇄와 시장 침체 상황에서도 강력한 브랜드 힘를 앞세워 주요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지에서 한류 예능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연예인들이 착용한 MLB 모자와 의류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효과다. 현재 매장 수는 700여 개이며, 연말까지 총 9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이 메트로시티에 위치한 MLB 1호 매장의 경우 최근 5배 규모(650평)로 확대하기도 했다.
제품별 매출 비중이 고르다는 것도 긍정적인 평가다. 2018년까지 MLB는 모자가 전체 매출 비중의 60%가 넘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의류, 신발, 모자, 가방 매출 비중이 비등한 상황이다. MLB의 성장세에 중국 패션브랜드 5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9월 보고서에서 "MLB의 중국 성장률은 향후 5년간(2022~2026년) 평균 30%에 달할 것"이라며 “2026년 중국에서 패션브랜드 매출 상위 5위로 뛸 것”이라고 적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18위였다.
중국보다 앞서 진출한 홍콩과 마카오, 대만 등에서도 시장을 확대 중이다. 올 3분기 기준 베트남과 태국의 MLB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다. 내년에는 필리핀과 캄보디아, 인도네시아까지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F&F는 글로벌 진출에도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앞서 세계 3대 골프용품 업체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한 펀드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고, 테니스 브랜드 세르지오타키니 미국 본사를 인수해 테니스 의류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F&F 관계자는 "상품기획과 생산, 디자인 등 전 과정을 디지털화한 전략이 주효했다"며 "MLB를 통해 K패션의 세계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F&F그룹은 MLB,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듀베티카, 세르지오타키니, 스트레치엔젤스, 수프라 등을 전개 중인 F&F를 비롯하여, 뷰티 브랜드 바닐라코를 운영 중인 F&CO(에프앤코) 등이 속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