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었던 바이오노트(대표이사 조병기)가 기업공개(IPO) 일정을 한달가량 늦췄다.
실적 정점론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는 만큼 불확실성을 품고 가기 보다는 3분기 실적을 반영해 시장의 평가를 받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다만 회사는 연내 상장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공모일정은 조정됐지만 공모가 밴드 등은 변동이 없는 상태다. 바이오노트는 기간에 여유가 생긴 만큼 IPO플랜을 재정비하고 IR에 집중할 방침이다.
3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노트는 이날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내달 8~9일 진행하고, 이어 청약은 13~14일 받을 예정이다. 당초 예정했던 일정보다 한달가량 미뤄진 셈이다.
공모주식 수와 공모가 희망범위 등은 기존과 동일하다. 공모 예정주식수는 총 1300만주이며,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8000~2만2000원으로 이에 따른 공모규모는 2340억~2860억원이며, 상장 시가총액은 1조8712억~2조2870억원이다.
공모규모는 올해 LG에너지솔루션과 더블유씨피에 이어 3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IPO 시장은 지난해와 달리 대형딜이 부진한 가운데 중소형주 위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특히 공모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케이뱅크는 내년 1월 상장이 점쳐지고 있고, 컬리와 골프존카운티는 시장의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바이오노트 관계자는 “이번 IPO일정 재조정은 IPO시장 위축 등 외부요인 보다는 연내 코스피 상장을 성공적으로 견인하기 위한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와 선제적인 IR 대응전략의 일환”이라며 “주관사와 협의를 거쳐 3분기 실적을 반영한 증권신고서로 준비해서 IPO 일정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번 일정 재조정을, 해외진출이 본격화되는 동물진단사업의 성장방향과 모멘텀을 제시하고 시장의 공감을 얻을 계기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바이오노트는 동물진단사업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주요전략은 제품 라인업 확대와 신규시장 개척이다. 면역진단 뿐만 아니라 분자진단, 생화학 진단, 연속 혈당측정 분야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면역진단은 글로벌 1위 누적 판매량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시장규모가 큰 미국, 중국 등 신규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할 예정이다. 분자진단의 경우 기존 Lab 위주의 진단을 현장진단 POC 장비로 대체해 수요가 큰 신규 시장 선점에 나선다. 소형 병원부터 커머셜 랩까지 바이오노트의 제품을 설치해 글로벌 동물 진단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회사는 풍부한 글로벌 영업망과 원료 경쟁력 등을 갖춘 메리디안과의 사업 시너지가 글로벌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리디안은 미국의 진단키트 및 진단시약 원료 생산 및 판매 전문업체다. 올해 7월 바이오노트의 관계회사인 SD바이오센서가 인수계약 체결을 발표한 바 있다.
바이오노트의 핵심경쟁력에 메리디안의 3,000개 이상의 거래처 DB 및 글로벌 고객망, 분자진단용 원료 경쟁력, FDA승인 경험 및 노하우 등이 합쳐지면 영업, 제품, 생산 등 전방위적으로 상당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병기 바이오노트 대표이사는 “바이오노트의 글로벌 성장 가속화를 위해 이번 상장을 추진한다”면서 “연내 상장까지 주어진 기간 동안 국내외 투자자와의 전략적 IR강화로 회사의 핵심경쟁력 및 기업가치를 충분히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바이오노트는 지난해 매출액 6,224억원에 영업이익 4687억원(회계정책 변경 후)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16%가량 축소됐다. 그럼에도 영업이익률이 75.3%로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시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3943억원에 영업이익 2770억원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