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급전직하했던 IPO기업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7월과 8월 2개월 연속 1000대 1 이상으로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소부장 기업들의 공모가 흥행한 덕분이다. 월간 상장 기업 중 수요예측 최고 경쟁률은 초정밀 스마트머시닝 전문기업 대성하이텍이 차지했다.
8월에는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5개 종목이 신규 상장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수산인더스트리와 쏘카는 코스피에 자리를 잡았고, 새빗켐, 에이치와이티씨, 대성하이텍은 코스닥에 둥지를 틀었다.
8월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1055대 1을 기록했다. 7월(1073대 1)에 이어 두달 연속 선전했다. 코스닥 기업 3곳은 10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가도 희망밴드 최상단 이상의 가격으로 결정했다. 특히 새빗켐의 경우 8월 상장기업 중 유일하게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을 넘겨 확정했다. 반면 수산인더스트리와 쏘카는 각각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 가격과 하단에 미달하는 가격으로 결정할 만큼 수요예측에 참패했다.
월간 최고 경쟁률을 차지한 것은 1935대 1을 기록한 대성하이텍이다. 올해 8월까지 상장기업 중 수요예측 경쟁률이 1900대 1을 넘어선 것은 LG에너지솔루션(2023대 1), 성일하이텍(2270대1), 대성하이텍 3곳에 불과하다.
대성하이텍은 정밀 부품과 컴팩트 머시닝 센터, 스위스턴 자동선반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다. 이번 공모에서는 초정밀 스마트 머시닝 관련 높은 기술력, 2차전지 특화 장비 ‘컴팩트 머시닝센터’ 고속성장, 지속적인 실적개선세, 전방시장 추가 및 고부가치 포트폴리오 확대 등을 주요 세일즈 포인트로 삼았다.
새빗켐은 1671대 1로 그 다음 자리를 차지했고, 에이치와이티씨도 1481대 1로 1000대 1을 넘겼다. 모두 2차전지 테마에 속해 있는 소부장기업이다. 새빗켐은 2차전지 리사이클링 기업으로 액상형 전구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LG화학 (KS:051910) 고려아연의 합작회사에 향후 10년간 전구체 복합액을 공급하기로 예정돼 있어 가파른 실적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번 공모자금은 CAPA 확장에 주로 사용한다.
에이치와이티씨는 2차전지의 제조공정 중 극판 및 조립공정에 사용되는 초정밀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기존 2차전지장비 부품이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고 여기에 노칭금형 사업으로 성장모멘텀을 추가 확보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들 기업과 달리 코스피에 입성한 수산인더스트리와 쏘카는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의 눈도장을 받지 못했다. 수산인더스트리는 경쟁률이 130대 1에 머물렀고, 쏘카는 56대 1로 두 자릿수에 그쳤다. 코스피 기업들과 코스닥 기업들의 희비가 확연하게 갈린 셈이다. 쏘카의 경우 기대이하의 성적을 거뒀지만 상장을 강행했다. 몸값을 최대 40% 낮춰 유니콘의 지위마저 내려놔야 할 상황이었지만 중장기적 성장로드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한 시점인만큼 시장의 평가를 받아들이고 상장사의 지위를 얻었다.
수요예측 기관참여 수에서도 코스피와 코스닥 기업은 온도차가 컸다. 8월 IPO기업의 수요예측 기관 참여 수는 평균 1145곳을 기록했는데, 수산인더스트리와 쏘카는 그에 한참 못미치는 339곳과 348곳의 참여에 그쳤다. 반면 새빗켐의 수요예측에는 월간 가장 많은 1767곳의 기관이 참여했고, 대성하이텍(1678곳)과 에이치와이티씨(1591곳)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전달인 7월에는 넥스트칩, 코난테크놀로지, 영창케미칼, 에이치피에스피, 루닛, 성일하이텍, 에이프릴바이오, 아이씨에이치 등 8곳이 증시에 올랐다.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1073대 1을 나타냈다. 2차전지 리사이클링 기업인 성일하이텍은 2270대 1로 국내 IPO 역사상 수요예측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7월에도 종목별 공모 온도차는 상당히 컸는데 특히 바이오기업인 루닛과 에이프릴바이오가 고전했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에는 카카오뱅크 (KS:323410), 에이치케이이노엔, 크래프톤, 원티드랩, 플래티어, 엠로, 딥노이드, 한컴라이프케어, 브레인즈컴퍼니, 롯데렌탈, 아주스틸, 바이젠셀이 IPO에 성공했다.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1163대 1을 기록했다. 당시에도 크래프톤, 한컴라이프케어, 롯데렌탈 등 주로 코스피 IPO기업의 흥행이 저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