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2차전지 분리막 전문기업 더블유씨피(WCP, 대표이사 최원근)가 이미 예고했던 대로 상반기 호실적을 내놨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반기 대비 각각 60%와 27%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이를 바탕으로 부채비율 등 재무안전성 비율도 크게 개선시켰다.
2분기부터 업황이 호전됨에 따라 연간 가이던스로 제시한 실적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개선된 실적과 재무지표를 바탕으로 공모 흥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해 소부장과 2차전지 섹터가 IPO시장에서 주목을 끌고 있는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앞서 더블유씨피는 상반기 실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입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모를 추진하기 위해 공모일정을 9월로 연기한 바 있다.
23일 더블유씨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 1,174억원에 영업이익 180억원, 당기순이익 2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반기 대비 각각 59.9%, 26.8%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턴어라운드 했다. 1분기에는 매출액 547억원에 영업이익 33억원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2분기에 회복세를 보이면서 상반기 실적을 끌어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더스탁에 “1분기에는 팬데믹으로 물류∙운송에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어 비용이 증가했지만, 2분기에 정상화되면서 매출과 이익이 모두 큰 폭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및 2차전지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당사는 최고의 기술력과 생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 예상 실적(가이던스)을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블유씨피는 올해 예상 실적으로 매출액 2,583억원에 영업이익 455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대비 매출은 39.2%, 영업이익은 12.3%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854억원에 영업이익 404억원을 달성해, 직전 년도 대비 각각 65.8%, 314.5% 증가했었다.
올해 상반기 실적개선으로 재무건전성도 호전됐다. 수익성을 끌어 올리고 전환사채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부채비율은 2020년 220.25%에서 올해 상반기 31.95%로 크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도 44.46%에서 14.85%로 낮아졌다.
더블유씨피는 상반기 실적을 반영해 최근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다만 공모 규모(기업가치)는 기존대로 유지한 상황이다. 최원근 더블유씨피 대표이사는 “테슬라 (NASDAQ:TSLA)(이익미실현) 특례 상장을 추진 중에 흑자전환 실적을 달성한 것은 회사의 미래 가치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흑자전환 이전의 기준으로 산정한 공모가를 유지해 보다 시장친화적으로 기업공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블유씨피는 최대 9000억원을 공모 중인 하반기 IPO 대어다. 총 공모주식수는 900만주이며, 이 중 81.56%를 신주 모집한다. 주당 공모가 희망범위는 8만~10원이다. 상장 밸류는 최대 3조4010억원을 잡았다. 내달 14~15일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모일정을 진행한다. 19일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20일과 21일 청약을 거쳐 9월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주관사는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맡았다.
더블유씨피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2차전지 분리막 개발 및 생산 전문 기업으로, 주력 제품은 2세대 코팅 습식 분리막이다. 주로 전기차에 적용되는 중대형 분리막을 전문으로 제조하고 있지만, 소형, 일반형 등 다양한 2차전지 분리막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또한 개별 연신(늘이기), 광폭, 양면 코팅 등 독자적 기술을 바탕으로 수율과 생산효율을 끌어 올리면서 높은 수익성도 시현하고 있다. 분리막은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만큼 국내외 공장의 생산능력 확충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오는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23.88억㎡ 규모로 확대해 지난해 대비 3배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번 공모를 통해 7340억원을 조달할 예정인데, 생산설비 확충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올해 IPO시장은 특히 2차전지 밸류체인 업체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상반기에는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IPO시장의 각종 기록을 경신하며 스타트를 끊었고, 하반기에는 성일하이텍, 새빗켐 등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업들이 시장의 주도주로 부상했다. 성일하이텍은 수요예측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