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IPO시장은 기대로 시작했다가 실망으로 끝났다. 지난 1분기에 현대엔지니어링과 대명에너지, 보로노이가 각각 상장을 철회하면서 올해 IPO시장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는 했다. 다만 업계 내 탄탄한 시장지위를 가지고 있는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가 코스피 상장에 나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줄줄이 상장철회에 나서며 2차 충격을 가한 탓에 투심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었다.
5월에는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대명에너지와 가온칩스 2곳만이 상장에 성공했다. 공모규모는 각각 375억원과 280억원 수준으로 월간 총 공모규모는 약 65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5월은 전년 동월 대비 97%나 축소됐다. 지난해 5월에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시장에 입성하면서 공모규모가 2.5조원을 웃돌았다.
국내 IPO시장은 시기적으로 4월 비수기를 끝내고 5~6월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인 후 7월 성수기에 이르는 경향이 컸는데, 올해는 5월에도 부진이 이어졌다. 올해 월별 공모규모는 1월 12조8067억원, 2월 3120억원, 3월 1367억원, 4월 447억원으로, 4월부터 두 달 연속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5월에 전년 동월대비 공모규모가 급격히 쪼그라든 것은 코스피 시장을 노크했던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부진으로 나란히 공모대열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SK쉴더스는 총 2710만2084주를 공모했는데, 희망 공모가 밴드(3만1000~3만8800원) 기준 공모예정금액이 8402억~1조 516억원이었다. 총 666만주 공모에 나섰던 원스토어의 경우 희망밴드(3만4300~4만1700원) 기준 공모규모가 2284억~2777억원이었다. 태림페이퍼는 810만4000주를 공모했고 공모가 희망범위(1만9000~2만2000원)를 기준으로 한 공모금액은 1,540억~1,783억원이었다. 이들 기업이 계획대로 공모에 성공했다면 5월 공모금액은 최소 1조2000억원을 넘어설 수 있었다.
5월 IPO기업의 공모가 확정 결과는 희비가 갈렸다. 신재생에너지 토털 솔루션 기업 대명에너지는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으로 결정한 반면 시스템반도체 디자인 솔루션 기업 가온칩스는 수요예측 흥행으로 희망범위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장일 수익률도 큰 차이가 있었다. 가온칩스는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이 73%에 이른 반면 대명에너지는 3% 수익에 그쳤다. 이에 따라 평균 시초가 수익률은 38%를 기록했다. 종가 수익률에서는 차이가 더 커졌다. 가온칩스는 공모가 대비 종가수익률이 93.57%로 시초가 수익률보다 높아진 반면 대명에너지는 종가에 마이너스 7%로 공모가 대비 손실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종가 평균수익률은 43.29%를 기록했다. 다만 대명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대감에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1만5000원)를 훌쩍 넘어 장중 2만20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전달인 4월에는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지투파워와 포바이포가 상장에 성공했다. 총 공모규모는 447억원을 달성했으며, 2곳 모두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 이상으로 결정했다. 공모가 대비 상장일 수익률은 시초가와 종가에 각각 100%와 137%를 나타냈다.
지난해 5월에는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필두로 에이치피오, 씨앤씨인터내셔널, 샘씨엔에스, 삼영에스앤씨, 진시스템, 제주맥주 등 7곳이 IPO를 완주했다. 2.2조원을 공모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 덕분에 총 공모규모는 2조5502억원을 기록했다. 건강기능식품 업체인 에이치피오를 제외하고 모두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 이상으로 결정했다. 상장일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시초가 매도시 33.27%, 종가 매도시 33.91%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