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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인내심'이 가장 중요한 시기

입력: 2022- 06- 21- 오전 02:30
지금은 '인내심'이 가장 중요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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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글

지난주 미국 증시의 3대 지수는 또 한 번의 큰 폭으로 하락하며 한 주를 마감했다. S&P500은 5.8% 하락해 코로나 발생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다우30(DOW30)은 4.8% 하락해 2020년 10월 이후 최대 주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나스닥(NASDAQ)은 4.8% 하락했다. 전 고점과 비교하면 S&P500은 23.3%, 나스닥은 33.4%, 다우30은 18.8% 하락한 상태이다.

나스닥에 이어 S&P500 마저 약세장(Bear market)으로 몰아넣은 지난주 하락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1. 채권 수익률의 상승

2. 경제 지표에서 경기침체 조짐이 보이기 시작

3. 연준이 28년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

재닛 옐런(Janet Yellen) 재무장관은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의 물가가 2022년 말까지 고착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의 전문가들도 현재 연준에게는 인플레이션 수치보다 중요한 것이 있을 수 없고 성장률이 많이 둔화되더라도 연준은 통화 정책의 방향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시장상황은 오는 7월에 또 한 번의 0.75% 포인트 금리인상을 이미 반영하고 있는 듯해 보인다.

지난주 경제 데이터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는 과정에서 경제 성장률이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주택 착공과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각각 14%와 0.3% 감소하여 경기침체가 부쩍 가까이 와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13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한 미국 모기지 금리는 주택 경기와 소비에 추가적인 압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뉴욕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of New York)은 금요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에 위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뉴욕 연준의 모델에 따르면 "1990년에 발생했던 경기침체와 비슷한 경착륙 가능성은 약 80%인 반면, 국내총생산(GDP)이 다음 10분기 동안 플러스 성장을 유지하는 연착륙 가능성은 10%”라는 결과가 나왔다. 물론 뉴욕 연준의 이러한 전망은 연준의 공식 예측은 아니다. 또한, 뉴욕 연준 모델은 올해 -0.6%, 2023년에는 -0.5%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계속해서 높게 유지되다가 내년이나 그 이후에야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었다. 이 같은 전망은 뉴욕 연준이 지난 3월에 예측한 것보다 더 비관적이다.

비즈니스 리서치 기업 컨퍼런스 보드(Conference Board)가 지난 금요일 발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 경영진들은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거나 이미 도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750명의 CEO와 기타 최고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이 설문 조사에서 CEO의 60% 이상이 향후 12~18개월 동안 회사 주요 활동 지역의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있다. 15%는 회사가 주로 영업하는 지역이 이미 경기침체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경제 전망이 매주 계속해서 비관적으로 변해가는 것도 문제이지만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아직까지 꿈쩍도 하고 있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S&P500 기업들의 전체 실적이 2022년에는 11%, 2023년에는 9.6% 성장하여 주당 거의 $25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면 기업 실적이 10% 이상 성장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본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음에도 실적 추정치가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지수 하락을 실적 하락이 아닌 밸류에이션 배수의 하락이 주도 했음을 의미한다. 주가는 실적과 밸류에이션 배수의 함수이다. 현재 이자율이 오르고 있고 실적 추정치가 내려와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 12개월 선행 수익의 15.4배에 거래되는 S&P500은 그다지 저렴하지 않아 보인다.

2007년 리만 사태와 비슷하게 상당히 갑작스러운 실적 추정치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기침체도 그렇지만 미국 달러 강세도 걱정스럽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달러 인덱스는 연초 대비 10% 정도 오른 상태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애플 (NASDAQ:AAPL), 엔비디아 (NASDAQ:NVDA) 등 미국을 대표하는 테크 대기업들은 매출의 50% 이상이 미국 밖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 강세로 인한 환 위험에 상당히 크게 노출되어 있다.

실적이 하락하면 밸류에이션 배수도 동반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밸류에이션 배수는 실적 성장률에 비례하고 금리에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만약 현재 12개월 선행 실적 추정치가 현재의 10% 내외 상승에서 0%로 하락하면 밸류에이션 배수도 현재의 15.4배에서 14배 내외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실적하락과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S&P500이 아직도 10~20% 정도의 추가적인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주식시장이 급락했기 때문에 저가매수를 권유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지난주까지 주식시장내의 대부분의 산업군은 물론 주요 자산군의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는 투매에 가까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S&P500은 목요일까지 7거래일 중 5거래일에서 지수에 포함된 500개 주식의 90%가 폭락했고 S&P500 내의 모든 11개 섹터가 최근 고점에서 최소 15% 이상 하락했으며 7개 섹터가 20% 이상 빠졌다. 게다가 국채부터 회사채, 커머디티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산군이 2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3년 이후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현상이다. 이 같은 상황은 주식시장이 바닥에 가깝고 단기적인 반등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적이 본격적으로 하향 조정되는 모습이 나올 때까지 저가 매수는 물론 본격적인 투자 역시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최근의 시장 하락이 지난 수십 년 동안 보지 못한 최고의 매수 기회 중 하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은 있지만, 그러나 지금은 인내심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더스탁(The Stock)에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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