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범한퓨얼셀〉
수소연료전지 전문 기술기업 범한퓨얼셀이 청약에서도 흥행기조를 이었다. 청약경쟁률이 710대 1을 기록했고, 증거금이 7.6조원가량 유입됐다. 올해 IPO기업의 평균 청약경쟁률에는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지만, 비교적 큰 공모규모를 감안하면 인기몰이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별로는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경쟁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범한퓨얼셀은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주 일반청약에서 평균경쟁률이 710대 1을 기록했다. 증거금은 약 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비교적 차가웠던 IPO시장에서도 수소경제 시장이라는 주제와 범한퓨얼셀의 독보적인 기술력이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청약은 지난 8~9일 이틀간 진행됐다. 공모규모가 있는 만큼 4곳의 증권사에서 청약을 받았는데, 이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증권사는 772대 1을 기록한 NH투자증권이었다. 이어 공동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542대 1), 인수단으로 참여한 하이투자증권(444대 1)과 DB금융투자(440대 1) 순을 기록했다.
청약경쟁률은 올해 평균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다. 지난 3일 증시에 입성한 청담글로벌까지 올해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25개 기업이 IPO에 성공했는데, 평균 청약경쟁률은 1197대 1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범한퓨얼셀의 공모규모를 감안하면 투심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범한퓨얼셀은 현재 213만6000주를 공모하고 있다. 확정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854억원 수준이다. 이는 올해 12.7조원의 공모금액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가장 큰 공모규모다.
이번 공모에서 일반투자자에는 전체 물량의 25%인 53만4000주가 배정됐다. 증권사별 배정물량은 NH투자증권 40만3200주, 한국투자증권 10만800주, 하이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 각각 1만5000주다. 이를 두고 이틀간 총 28만2190건이 청약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는 NH투자증권 19만8123건, 한국투자증권 6만3692건, DB금융투자 1만1021건, 하이투자증권에서 9354건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 투자한 이들이 균등배정에서 유리할 전망이다.
범한퓨얼셀은 앞서 수요예측에서도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냈다. 경쟁률이 715대 1을 기록해 이 역시 올해 IPO기업의 평균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수요예측 참여기관들이 신청수량 기준 96.09%(가격 미제시 포함)를 희망밴드(3만2000~4만원) 최상단 이상에 베팅한 덕분에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 가격인 4만원으로 확정할 수 있었다.
범한퓨얼셀은 잠수함용 연료전지, 수소충전소, 건물용 연료전지 등에 특화된 기술을 가진 회사로, 1990년 정영식 대표가 설립한 범한산업의 압축기 사업을 모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사업별 매출비중은 잠수함용 연료전지 46.4%, 수소충전소 38.6%, 건물용 연료전지 11.3%다.
회사는 수소연료전지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잠수함용 연료전지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용화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아울러 전세계적으로 수소경제 이행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수소 생태계 내에서 전방위적으로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수소충전소와 건물용 연료전지, 지상 및 해상 모빌리티용 연료전지 등으로 사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다각화는 범한퓨얼셀이 PEMFC(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모빌리티 용도로 상용화에 성공한 연료전지 유형은 PEMFC가 유일하다. 여기에 범한퓨얼셀은 금속분리판 기술을 적용해 내충격성 및 고출력∙고밀도의 특성을 가진 제품력을 확보하고 방수, 방폭(폭발), 방진 설계를 더했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운전온도가 50~100도로 저온형인 PEMFC는 소형화에 용이하고 높은 응답성을 가졌기 때문에 모빌리티 탑재용으로 적합하고 건물용 연료전지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군수선박용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중대형 민수선박 수주에 나서고, 버스 제조 관계사를 활용해 육상 모빌리티용 연료전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범한퓨얼셀은 이달 17일 코스닥에 데뷔한다. 확정 공모가 기준 시가 총액은 약 3500억원이다. 공모자금은 수요확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제2공장 증설, 연료전지 모듈 및 성능 평가장비 등의 기계장치 구입 등에 사용한다.
정영식 범한퓨얼셀 대표이사는 “전방시장인 수소경제 속 수요가 더욱 커지는 만큼, 공모자금을 통해 이에 걸맞은 생산능력을 구비하여 더욱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