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형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 ESS (출처: 에이치투 홈피)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ESS)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으로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장기간 저장했다가 필요시 공급할 수 있는 ESS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그동안 리튬이온이 ESS 소재로 주로 사용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리튬이온에 비해 화재의 위험성이 낮고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 규모는 오는 2026년까지 약 1060억달러(약 133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선 에이치투와 스탠다드에너지 등의 스타트업이 ESS 시장을 겨냥해 투자 유치와 기술개발,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ESS 전문 스타트업 '에이치투(대표 한신)'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을 선언한 'KT&G'로부터 30억원 규모의 시리즈B 추가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투자유치로 에이치투의 누적 투자유치액은 총 345억원이 됐다.
에이치투에는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이 지난 2019년부터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솔루션의 지분율은 19.7%에 달한다.
에이치투는 국내 최초로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 및 이를 활용한 ESS를 상용화한 업체다. 에이치투의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는 특히 발전사업자들이 원하는 4~10시간 또는 그 이상의 연속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한 대용량 장주기 ESS를 구현할 수 있다.
리튬이온전지 기반 ESS의 수명이 수년, 수천 사이클에 불과한 반면 에이치투의 바나듐 ESS는 20년 및 2만 사이클 이상 사용할 수 있으며, 리튬이온 전지와 달리 수계 전해액으로 구성되어 있어 화재 위험도 없다.
에이치투는 흐름전지로는 국내 최초로 신제품(NEP) 인증과 단체표준인증, 중소벤처기업부 혁신제품인증, 미국 수출을 위한 스택의 UL1973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기술에 대한 신뢰성도 확보했다. 에이치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0MWh 규모의 흐름전지 방식의 발전소 구축 사업을 확정해 2024년 7월 상업 운전에 돌입할 계획이다. 흐름전지 ESS 발전소로는 미국 최대 규모이고, 모듈 방식의 흐름전지로는 세계 최대규모가 될 전망이다.
에이치투는 이번 투자금을 활용해 세계최대 수준인 연간 330㎿h의 흐름전지 ESS 생산능력을 확보해 본격적인 양산체제로 전환한 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2023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신 에이치투 대표는 더스탁에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서 기존 화석연료 발전을 대체하기 위해 대용량 흐름전지 ESS가 주요 발전원 중 하나로 급부상할 것"이라며 "세계최고의 흐름전지 기술이 적용된 에이치투의 에너플로우 시리즈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에 따른 전력망 병목문제 해결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이며, 에이치투는 이를 통해 국내 흐름전지 ESS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KT&G의 ESG 경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바나듐 이온 배터리 기반의 ESS 전문기업 '스탠다드에너지(대표 김부기)'는 지난달 18일 LS그룹 산하 에너지기업인 'E1'과 손잡고 전국의 E1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 ESS와 연계한 전기차 충전시설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스탠다드에너지의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대용량 ESS를 겨냥해 만들어져 높은 에너지 효율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저온 환경에서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00억원, 올해 초 롯데케미칼로부터 650억원을 각각 투자받았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스탠다드에너지의 지분 약 15%를 확보해 2대 주주에 등극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과학고를 조기졸업하고 17세때 카이스트에 입학해 27세에 대학교수가 된 김부기 대표가 28세 때인 2013년에 창업한 회사다. 2019년부터 바나듐 이온 배터리 사업을 준비해 온 롯데케미컬은 전기차 충전소와 도심항공교통(UAM), 재생에너지 활용사업 등에 스탠다드에너지의 ESS 제품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