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제약바이오 전문 투자기업 딥파마인텔리전스(Deep Pharma Intelligence)가 2021년 4분기 글로벌 AI신약개발 리포트를 발간했다. 여기에는 글로벌 AI신약개발 리딩기업 톱30이 선정돼 있는데, 국내 기업 스탠다임(Standigm)이 이름을 올렸다.
DPI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AI신약개발 기업은 400여개에 육박하고 관련 투자기업들은 1000여개에 이른다. AI신약개발 기업의 국가별 분포는 미국이 절반이 넘는 55.1%, 유럽 19.9%, 영국 9.95%, 캐나다와 중국이 각각 5.1%와 3.32%를 차지한다. 아시아와 중동지역에 위치한 AI신약개발 기업은 6.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 상용화 기간은 평균 10년 이상이 걸리며 2014년 기준 신약개발 비용은 약 26억 달러로 한화 3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청난 시간과 비용 부담 그리고 이에따른 제약산업의 쇠퇴가 시작되면서 빅데이터 기반 AI신약개발이 새로운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뉴욕과 홍콩 사이언스파크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미국 기업 인시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이 전세계 AI신약개발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신약 후모물질을 도출해 올해 2월 임상1상 진입에 했다. AI신약개발로 임상시험에 들어간 세계 첫 사례다.
인시리코 메디슨의 초기 가설은 비선형 지도학습법(DNN)과 오믹스(OMICS) 분석 그리고 환자들의 임상데이터를 통해 설계되었다. 존스홉킨스대학 박봉수 박사는 "오믹스란, '전체를 다루다(Totality)'라는 의미다. 환자의 세포 하나하나까지도 유전체 해독기법을 사용해 정밀하게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질병을 예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시리코 메디슨은 자연어 처리 알고리즘(NLP)을 이용해 특허와 연구논문을 포함하는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생화학 합성물질을 도출해 냈다. 이후, 섬유증 치료에 최적화된 임상 후보물질(ISM001)을 개발해 냈다.
2015년에 설립된 스탠다임은 인시리코 메디슨과 유사한 신약개발 모델을 가지고 있다. 영국의 DPI가 글로벌 톱30 AI신약개발 기업중 하나로 스탠다임을 선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스탠다임에는 3가지 AI플랫폼이 있다. 특정 질환과 관련된 표적 단백질의 관계도와 우선 순위 등을 제시하고 이와 관련된 상관관계를 제시하는 스탠다임ASK, 특정 질환(타깃)에 결합 가능한 후보물질을 도출해 내는 스탠다임Best 그리고 기존 약물의 새로운 적응증을 찾아 주는 스탠다임 Insight 등이 있다.
스탠다임(Standigm)은 '새로운 신약개발의 패러다임(igm)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스탠다임은 AI기술로 신약개발 과정을 3배 빠르게 10배 저렴하게 후보물질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회사측에 따르면, 현재 9개의 적응증을 대상으로 52개의 AI기반 신약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스탠다임은 국내 AI신약개발 기업 중에서서는 처음으로 해외 투자유치에 성공한 기업이다. 누적 투자유치 규모는 900억원에 육박한다. 스탠다임 파이프라인은 미토콘드리아 질환과 파킨슨병, 비알코올성지방간(NASH)와 암 표적 치료 관련 분야다. 올해 동물임상과 내년 임상진입이 계획돼 있다.
리서치알음 이동현 연구원은 "스탠다임이 지난해 기술성 평가를 신청했지만, 전임상 과정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이 없어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해 특례상장 진입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 전임상과 내년 임상시험에 진입하게 되면 특례상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밝혔다.
DPI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AI신약개발 기업에 투자된 자금은 29억 달러(한화 약 3조7000억원) 규모로 2020년 보다 30% 가량 늘었다. 글로벌 빅파마들 역시 투자와 관심을 높이고 있는 만큼, AI기반 신약개발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