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밀리의 서재 홈페이지 갈무리〉
KT그룹이 다수의 비상장 계열사 IPO를 예고한 가운데 전자책 및 오디오북 플랫폼기업 ‘밀리의 서재’가 그 첫번째 신호탄을 쐈다.
현재 KT그룹은 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무선 통신 △미디어∙콘텐츠 △금융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클라우드 등 5대분야를 중심으로 지주형 회사로 전환을 모색 중이다. 그 중 미디어 콘텐츠 분야는 KT스튜디오지니를 중간지주회사 격으로 두고 안정적인 오리지널 콘텐츠와 원천IP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그 중심축 중 하나에 밀리의 서재가 자리잡고 있다. 밀리의 서재는 이번 IPO 공모자금을 활용해 오리지널 콘텐츠 확충과 콘텐츠 투자 등에 나설 계획이다.
30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밀리의 서재는 지난 27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전자책 플랫폼 기업 중 IPO 도전은 처음이다. 회사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두고 있으며, 상장예정주식 수의 약 24% 수준인 200만 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고 있다.
상장트랙은 이익미실현 특례(테슬라 (NASDAQ:TSLA) 요건)를 택했다. 테슬라상장은 시가총액이나 매출액, 자기자본 등에서 일정한 수준의 외형을 갖춘 기업은 적자상태에 있더라도 증시에 입성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준 제도다. 올해에는 국내 대표 미술품 경매업체 중 하나인 케이옥션이 이 방식을 활용해 코스닥에 입성한 바 있다. 밀리의 서재의 경우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 비용 확대로 지난해 흑자를 내지는 못했지만 매출이 28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60.8%가량 증가했고, 몸값이 3000억원 수준을 바라보고 있어 요건에 부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최대 독서플랫폼인 밀리의 서재는 2016년 서영택 전 웅진씽크빅 대표이사가 설립한 전자책 및 오디오북 플랫폼이다. 전자책은 물론이고 오디오북, 채팅형 독서 콘텐츠인 ‘챗북’, 오리지널 콘텐츠인 ‘밀리 오리지널’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11만권 이상의 전자책을 보유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콘텐츠 공급을 위해 파트너 출판사도 1400여 개를 확보하고 있다.
밀리의 서재는 설립 이듬해 구독자들이 요금부담 없이 다양한 책과 접할 수 있도록 국내 전자책 플랫폼으로는 처음으로 월정액 구독형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구독자는 약 500만명에 이르고 월간 활성사용자(MAU)는 43만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IPO 도전은 밀리의 서재가 KT그룹의 품에 안긴 지 8개월여 만이다. KT의 자회사인 지니뮤직은 지난해 9월 464억원을 들여 밀리의 서재 지분 38.6%를 구주 및 신주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하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니뮤직이 단순 음악 서비스 플랫폼을 넘어서 종합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으로의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추진한 인수였다.
밀리의 서재는 KT그룹과 다양한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밀리의 서재는 구독고객 빅데이터와 정액제 콘텐츠 최다보유 업체여서 콘텐츠 측면에서 KT그룹의 전략적 활용도가 높다. 구체적으로 밀리의 서재가 보유한 오디오북 콘텐츠를 AI 음악 플랫폼 지니에 탑재해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제공하고, KT그룹 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밀리의 서재 서비스를 다양한 결합방식으로 제공해 가입자 수 증가와 고객사 락인효과를 노릴 수 있다. 아울러 밀리의 서재에서 흥행가능성이 높은 IP 콘텐츠를 선별해 오디오북, 오디오 드라마, 영상콘텐츠 등 2차 저작물로 확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KT그룹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연내 상장을 목표로 밀리의 서재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IPO를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KT스튜디오지니의 경우 1분기 실적발표 관련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콘텐츠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고 가치를 높인 후 빠른 시일 내에 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