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꿀잠은 곧 돈이다.'
각종 스트레스와 불안 때문에 수면장애를 앓는 현대인들이 늘어나면서 '슬립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슬립테크는 잠(Sleep)과 기술(tech)의 합성어로 사람들이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첨단 기술 산업을 말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수면장애 환자수는 지난 2016년에 50만명 수준이었지만 2020년엔 약 67만명으로 5년사이 17만명가량 늘어났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는 70만명을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110억달러에서 오는 2026년 321억달러(약 39조원)로 3배가량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슬립테크 스타트업들이 최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관련 기술개발과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슬립테크 스타트업 '에이슬립(대표 이동헌)'은 이날 인터베스트와 카카오벤처스, 삼성벤처투자, 하나은행으로부터 16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2020년 6월 설립된 에이슬립은 이번 신규 투자 유치 과정에서 9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국내 슬립테크 스타트업들 가운데 가장 규모이다.
에이슬립은 또한 시리즈B 라운드의 투자사 모집과 예비투자심사 및 본투자심사, 계약서 조율 등이 한 달 만에 마무리될 만큼 투자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한 투자사 관계자는 "시리즈B 단계부터는 통상적으로 아무리 빠르게 진행하더라도 3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걸린다"며 "(이를 한달만에 완료한 것은) 그만큼 에이슬립에 투자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라고 더스탁에 밝혔다.
에이슬립은 호흡 소리와 무선 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비접촉식 수면검사법을 개발해 아마존 (NASDAQ:AMZN) 인공지능(AI) 스피커인 알렉사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슬립의 비접촉식 수면검사법은 웨어러블 기기 등을 몸에 착용하지 않고도 수면 시간 동안의 상태를 보여준다. 이 회사는 무선 와이파이(WiFi)로 복부와 흉부 움직임을 통해 수면 중 발생하는 질환을 파악하는 것까지 기술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으로 수면분석을 할 수 있는 앱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는 향후 사업 계획과 관련, "국내 여러 대학병원과 협업으로 3만시간이 넘는 임상 데이터를 얻어 병원 검사 대비 70% 수준의 정확도를 확보했다. 이는 50~60%인 해외 경쟁사보다 높은 수치"라며 "세계 최고의 수면 진단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본격적인 앱 출시와 함께 조명·스피커 등과 결합한 에이슬립의 수면 플랫폼 생태계를 선보일 것”이라고 더스탁에 말했다.
수면 전문 브랜드 '삼분의일(대표 전주훈)'도 지난해 8월 캡스톤파트너스, 알토스벤처스, DSC인베스트먼트, 딜라이트룸으로부터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삼분의일은 다년간 연구된 최적의 매트리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매트리스 100일 체험서비스, 품질대비 가성비의 가격정책 등으로 관련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침구, 스마트 매트리스 커버 등 다양한 상품을 통해 슬립테크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슬립테크 업체들이 활발하게 뛰고 있다. 서울대병원 이빈후과 신현우 교수가 세운 스타트업 '아워랩(대표 신현우)'은 수면무호흡증 질환을 치료하는 구강내 장치 의료기기 '옥슬립'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조명 기반 슬립테크 업체 '루플(대표 김용덕)'은 사용자의 햇빛 노출량, 운동량, 식단, 카페인 섭취량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생체리듬 맞춤형 수면 솔루션(올리S 앱)으로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브이티코퍼레이션(대표 이태준)'도 설정한 기상 시간에 맞춰 편안한 기상을 유도하는 '바디슬립 loT 수면등'을 내놓았다.
한편, 경기연구원의 '경기도 수면산업 육성을 위한 실태조사 및 정책방안'에 따르면 수면 문제로 인한 국내 경제적 손실은 연간 11조497억원에 달한다. 이는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1256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