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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 ②파킨슨병 글로벌 1호 신약 도전하는 K바이오 기업들

입력: 2022- 03- 28- 오후 08:18
[4월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 ②파킨슨병 글로벌 1호 신약 도전하는 K바이오 기업들

내달 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을 앞두고 205년간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파킨슨병의 신약개발에 매진하는 국내 기업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우선, 기술이전에 성공한 사례와 임상진입 그리고 전임상 단계에 있는 기업들의 연구개발 현황을 차례로 점검해 보았습니다.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K바이오 기업들. 각사 자료 취합. 더스탁(www.the-stock.kr) 제공

파킨슨병 환우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시각에서 관련 기업들을 살펴 봅니다. 제한된 시간과 자원으로 인해 미처 확인하지 못한 국내 파킨슨병 치료제 기업들이 있다면, 본사 이메일(abc@the-stock.kr)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1] 에이비엘바이오(298380), 사노피 젠자임에 1조원 규모 기술이전

올해 1월12일 에이비엘바이오는 사노피의 100% 자회사인 젠자임과 10억6000만달러(한화 약 1조2720억원) 규모의 '파킨슨 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 이중항체 후보물질(ABL301)'의 개발 및 상업화를 할 수 있는 전세계 시장 독점적 권리를 이전하는 기술이전 계약(L/O)을 체결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2월 에이비엘바이오는 계약금 900억원을 수령했다. 양사간 기술이전 계약에 따르면, 계약금 이외에 단기 마일스톤으로 540억원, 임상과 상업화 성공에 따른 마일스톤 대금 1조1,280억원이 에이비엘에바이오에 추가로 지급될 수 있다. 또한 순매출액 기준 경상기술료(로열티) 지급까지 포함된 계약이다. 전임상 단계에서의 기술이전으로는 국내 최대규모다.

http://ablbio.com/kr/company/abl301

에이비엘바이오의 파킨슨병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ABL301)은 이중항체다. 우선 암 세포의 성장을 담당하는 IGF-1R 단백질을 파괴하기 위해 혈관-뇌장벽(BBB. Blood Brain Barrier. 혈관뇌관문 이라고도 불림) 침투를 극대화 시키는 BBB 셔틀 플랫폼(Grabody-B)이 사용된다. 혈관-뇌장벽은 우리 뇌에는 뇌와 혈액을 격리시키는 일종의 혈관 장벽이 있는데 선택적 투과성을 갖고 있으며 혈액으로 운반되는 병원체와 혈액 속의 잠재적 위험 물질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ABL301의 두번째 항체는 응집된 알파-시누클레인(alpha-synuclein)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알파-시누클레인은 우리 뇌에 풍부한 단백질로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를 중계하는 신경전달 물질인데, 돌연변이가 생겨 알파-시누클레인이 쌓이면 뉴런이 사멸하면서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BL301 이중항체의 핵심기전은 결국 혈관-뇌장벽을 뚫고 들어간 후에 축적된 알파-시누클레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임상을 위한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9일 개최된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국제 컨퍼런스(AD/PD)에서 ABL301의 전임상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영장류 시험에서 혈관-뇌장벽 투과율이 13배 높아진 결과를 업데이트 했다. 파킨슨병 마우스 모델에서 알파시누클레인 축적이 줄고 뇌 흑질 부위에서 도파민 뉴런 사멸이 회복됐으며 운동기능도 개선되었다고 보고됐다.

[2] 메디헬프라인 국내 임상3상

메디헬프라인은 식품의약품안전처(KFDA)로 부터 임상3상 승인을 받아 서울성모병원 등 임상실시 기관을 중심으로 500여명의 환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이번 임상3상은 6개월간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WIN-1001X)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게 된다. 임상2상 시험결과를 토대로 용법과 용량을 확정하고 기존 파킨슨병 치료제인 레보도파와의 비교임상으로 임상3상 프로토콜이 설계됐다.

국내 임상2상 시험은 서울성모병원 등 11개 의료기관과 182명의 환자가 참여해 12주간 진행됐다. 시험결과에 따르면 운동증상의 유의적 개선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메디헬프라인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미국 FDA 임상2상 신청을 위한 자료를 준비중이며, 올해 상반기 FDA 임상2상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용안육(龍眼肉). 사진 : www.savoryexperiments.com

메디헬프라인의 파킨슨병 치료제(WIN-1001X)는 고본, 원지, 용안육(龍眼肉) 등 천연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특히 주요 추출물 중에 하나인 용안육은 '용의 눈'을 닮은 열매로 신경 진정작용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디헬프라인은 신경독성물질(MPTP)과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 응집에 의한 신경 독성으로부터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것을 임상적 목표로 하고 있다. WIN-1001X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양현옥 박사팀이 8년여간 연구한 것을 2016년 메디헬프라인이 이전 받아 임상시험에 진입했다.

[3] 카이노스메드(284620) 글로벌 임상2상 진입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승인이 완료됨에 따라, 올해 국내 임상2상과 미국 임상2상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 2015년 9월 충남대 신약개발전문대학원 김은희 교수와 한국화학연구소로부터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KM-819)을 도입해 임상에 진입하는 것이다. 교보증권 제약바이오 담당 김정현 애널리스트는 "KM-819는 FAF1 저해제다. FAF1 저해제를 사용할 경우 신경세포 자살 속도를 늦추며 파킨슨병의 원인이 되는 알파-시누클라인 축적을 저해하는 기전"이라고 밝혔다. FAF1은 세포 사멸을 촉진하는 단백질이다.

KM-819 효능. 사진 : 카이노스메드,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카이노스메드가 미국 FDA에 제출한 임상2상 시험계획(IND)에 따르면, 미국 임상2상은 파킨슨병 환자 24명과 건강한 임상 참가자 18명을 대상으로 적정용량을 확인한다. 이후 미국 현지 병원 환자 288명을 대상으로 2년간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지난해 10월 승인된 국내 임상2상은 다계통위축증(MSA)의 병리학적 진행악화를 늦추기 위한 임상시험으로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 평가를 목적으로 진행된다.

[4] 펩트론 국내 임상2상 진행중 ... 연내 완료 목표

펩트론은 국내 5개 임상기관에서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1월 임상2상 투약이 완료됐다. 연내 임상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증권 선민정 연구원은 "임상2상은 뇌신경보호 효과와 파킨슨병 증상 완화제인 레보도파 유발이상운동증을 임상적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펩트론의 올해 1월24일 'IR 레터'. 출처: IRgo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1(GLP-1. Glucagon Like peptide-1)은 혈당 조절 작용을 하는 인크레딘 호르몬의 일종으로 소장 끝 부분에서 분비된다. 식사 후 혈당이 일시적으로 급상승하면 GLP-1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고 글루카곤의 분비는 억제한다. GLP-1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GLP-1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작용제로 파킨슨병을 치료하겠다는 것이 펩트론의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PT320)이다.

PT320은 2주 지속형 엑세나타이드(exenatide) 제형의 약물로 GLP-1 수용체를 활성화시킨다. 엑세나타이드는 혈당을 강하시키는 제2형 당뇨 치료에 쓰이는 약물인데, 미국 국립연구소(NIA)와 의학적 연구정보를 제공하는 코크란 연합의 연구자 임상 등에 따르면 엑세나타이드가 파킨슨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펩트론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보유한 GLP-1 제제의 퇴행성 뇌질환 용도특허에 대한 전세계 독점적 전용실시권을 2014년 확보했다. 2017년 영국 런던대 연구자 임상에서 GLP-1이 뇌혈관장벽(BBB)을 효과적으로 투과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킨슨병 치료 가능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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