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가 주관사단을 꾸리고 기업공개(IPO) 작업을 재개했다. 지난해 독립법인 출범 후 처음으로 흑자전환하며 실적개선에 성공한 것이 IPO의 큰 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그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정부의 빅플랫폼 규제 등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회사는 업계 상생방안 및 내부통제 등을 통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상장 주관사단으로 국내외 증권사 5곳을 선정했다. 국내 증권사로는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을, 해외 증권사는 크레디트스위스(CS), 모건스탠리, 씨티증권을 낙점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주관사단 선정을 마무리한 것은 거의 6개월여만이다. 앞서 지난해 8월 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면서 IPO 추진을 본격화했다가 카카오그룹의 골목상권 침해와 더불어 모빌리티 시장 독점에 대한 비난 여론이 돌았고, 정부도 빅플랫폼 규제에 나서자 IPO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회사는 이후 9월 배달 중개 서비스 폐지, 택시기사 프로멤버십 요금 인하, 스마트호출 요금제 전면 폐지, 대리운전 기사 수수료 할인 등을 담은 사회적 책임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상생안 마련에 나서는 한편 업계 이해 관계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그러다가 두달여 뒤인 11월 말 회사는 주관사 선정 작업을 다시 공식화했다. 그러나 12월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도 사태로 인해 카카오 (KS:035720) 공동체에 대한 비난여론이 또 다시 들끓자 상장일정이 전면 보류됐다. 이에 카카오는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를 통해 내부통제 및 성장전략 고민에 나섰다. CAC는 카카오페이 사태와 관련해 그룹내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임원 주식 매도 규정을 마련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CEO 산하에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상생자문위원회’와 ‘모빌리티투명성위원회’를 두고 더욱 적극적인 대외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주관사를 선정하기는 했지만 곧바로 상장에 속도를 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장관계자는 더스탁에 “이해 관계자들과 풀어야 할 숙제가 있고, 또 정권이 교체되는 만큼 차기 정부의 플랫폼 규제 방향을 살펴볼 시간도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외적인 리스크로 상장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기는 했지만 지난해 실적개선에 성공한 것은 IPO의 큰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465억원에 당기순이익 2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2801억원 수준에서 무려 95%나 뜀박질했으며, 당기순이익은 376억원 적자에서 큰 폭의 흑자로 돌려세웠다. 매출은 설립 2년 후인 2019년 1049억원가량을 기록하며 ‘1000억 클럽’에 가입했는데, 그로부터 불과 2년만에 다시 5배가량으로 퀀텀점프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모기업인 카카오의 모빌리티 사업부가 2017년 분사해 설립된 회사다. 택시호출 서비스인 ‘카카오T택시’에서 출발해 대리운전, 자전거, 셔틀, 시외버스, 주차예약, 기차예약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국내 대표 서브스형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플랫폼 가입자 수 3000만여명을 확보했으며,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카카오T블루는 3만대 이상을 확보해 1년만에 2배 수준으로 늘었다. 향후에는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등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해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