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부터 13일까지 미국 암연구협회(AACR)가 개최하는 세계 최대 암 학술대회가 열린다. 1907년 설립된 AACR은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암연구협회다. 올해 AACR 2022에는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 16개 가량이 참가한다. 최근 AACR측이 참가 기업들의 발표 초록을 공개했다. 바이오분야 전문의 리뷰와 조언을 바탕으로 K바이오를 대표하는 국내 참여 업체들의 발표 자료 초록을 살펴 보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항암제 이중항체 ABL103의 전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T세포 이중항체로 종양미세환경에서 항암 활동과 낮은 독성을 보였다는 것이 이번 AACR 초록 제목이다. ABL103에서 용량 의존적 항암 효능이 나타났고 마우스 실험에서 약물 투약 중단 3개월까지 재발되지 않았다는 것 등이 실험결과의 주요 내용이다. 또한 면역 억제 신호 분자인 B7-H4 양성 종양 모델에서 T세포가 활성화 된 것으로 관찰됐다. ABL103은 원숭이 대상 사전 독성실험에서 안전성이 확인되었다.
ABL103은 면역억제 신호분자 B7-H4와 림프구를 활성화 시키는 4-1BB인자를 동시에 타깃으로 하는 이중항체 면역항암제다. 유방암과 난소암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으며 국가신약개발 사업 과제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2013년 임상1상 진입을 목표로 한다.
KB증권에 김태희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는 에이비엘바이오에 대해 "지난 1월 파킨슨병 치료 후보 물질로 사노피에게 1.27억원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중항체 ABL103의 전임상 결과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에스티큐브]는 Anti-BTN1A1과 STC10 물질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다. 방사능 요법과 항BTN1A1 항체의 병용 요법이 항암치료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회사측은 판단하고 있다. BTN1A1을 타깃으로 하는 항체 STC10의 마우스 실험 항암 효과에 대한 내용도 소개된다. BTN1A1-Gal9-PD-1 접근법이 면역치료 의약품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어필하고 있다. STC10은 올해 1분기에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1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BTN1A1은 CD8 T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CD8+T세포에서 종양성장을 증가시키는 면역관문 단백질로 에스티큐브가 처음으로 발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세포 표면 단백질 'PD-L1'의 상위 조절자인 BTN1A1을 타깃으로 하는 에스티큐브의 면연관문억제제 hSTC810은 최근 고려대 안암병원과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부터 임상연구심의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았다. hSTC810 올해 1월 FDA로부터 임상1상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바이젠셀]은 유전자 세포치료제 후보물질 VR-CAR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CD30 공동 자극 도메인을 지닌 3세대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는 다른 공동 자극 도메인의 위치와 종류와 관계 없이 강력한 항암효과를 보였다는 내용과 CAR-감마델타 T세포가 다양한 고형암에 효과적인 세포살해 능력을 지녔다고 회사측은 판단하고 있다.덧붙여 CD30은 활성화된 T세포에 있으면서 적절한 리간드가 결합하면 T세포에 공동자극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공동자극이란 면역 반응을 계속 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신호다. T세포 키메라수용체(CAR-T)는 종양 항원과 결합하는 수용체 부위와 수용체가 항원과 결합한 후 T세포를 활성화 시키는 공동자극 인자 그리고 이 두 부위를 연결하는 힌지(Hinge)로 이루어져 있다. CD30은 호지킨병, T 세포 림프종, 역형성 큰세포 림프종에서 발현되는 단백질로 활성화된 T세포 및 B 세포에 있는 제1형 막관통 단백질이다.분화 클러스터(Cluster of differentiation) 또는 세포표면항원무리를 CD로 표기한다. CD는 면역표면형에 따라 세포 표면 분자를 식별하고 연구하기 위해 번호를 붙인다.
바이젠은 동종 감마델타 T세포 치료제인 VR-CAR를 개발 중이다. 회사측은 동종 면역반응이 낮아 범용 치료제로 개발중이며 체외 대량 배양을 통해 다수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측은 감마델타 T세포 대량 배양 기술을 통해 1명에게서 채취한 감마델타 T세포를 연간 250명분 이상으로 증식시킬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감마델타 T세포 치료제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림프구) 중 감마델타 T세포를 이용한 면역세포 치료로 알려져 있다. 선천적 면역세포 중 하나인 감마델타 T세포는 종양 사멸에 효과적이지만 그 수가 매우 적고, 종양 조직 내에서 면역억제를 받고 있어 항암 기전으로는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세포치료제 기업 애디셋바이오가 실시한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서 피검자 4명 중 2명에게서 완전관해(CR 50%)가 나타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