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악화로 IPO기업들에 대한 투심도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벌써 두번째 상장 철회 기업이 나왔다. 코스닥 상장을 위해 1000억원대 공모에 나섰던 대명에너지가 28일 상장을 철회했는데, 수요예측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명에너지는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는 앞서 지난 23~24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했고 이날 확정 공모가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철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IPO를 완주하지 못하게 됐다.
대명에너지 측은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대표주관회사와 공동주관회사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대명에너지는 이번에 코스닥 상장을 위해 45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었다. 제시한 공모가 밴드 기준 공모규모는 1125억~1305억원이며, 시가총액은 4455억~5167억원이다. 하지만 양일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격 하단 미만 가격에 베팅한 기관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 에너지로 전세계 패러다임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명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개발부터 운영까지 통합프로세를 구축해 사업 시너지를 확보하고 있는 점과 풍력발전사업 민간사업자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초기사업을 선점해 진입장벽을 구축한 점, 다수의 신재생에너지 파이프라인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점, 전문적인 운영을 위해 발전단지 디지털고도화 등을 진행하고 있는 점 등을 핵심경쟁력으로 제시하며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기관투자자들의 투심을 잡지 못했다.
공모구조도 투자매력을 떨어뜨린 요인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이번 공모는 총 450만주 중 61.56%인 277만주는 신주 모집이고, 나머지 38.44%인 173만주는 구주매출이다. 서종현 대표가 105만주, 서 대표의 모친 남향자 씨가 68만주를 처분할 예정이었는데, 이는 밴드 하단 기준으로 약 432억원 수준이다. 서종현 대표는 지난해 부친인 서기섭 회장이 작고하면서 대명에너지의 주식 225만주를 상속받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이번 구주매출은 상속세 재원 확보차원에서 설계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상장 철회는 이 번이 두 번째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이 2월 코스피 상장을 위해 약 1조원가량의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에도 HDC현대산업개발 사태로 건설업계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상당량의 구주매출이 IPO의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의견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