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IPO시장은 공모기업 수, 공모규모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역대급으로 기록됐다. 올해도 지난해 연장선에서 큰 장이 설 것으로 기대된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2022년 역대급 IPO 시장의 연장전’이라는 리포트에서 공모기업 수는 지난해 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공모규모는 지난해를 능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IPO시장의 반복되는 순환 사이클을 봤을 때 수익률 측면에서는 올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최 연구원은 IPO 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주요 잣대로 상장기업 수, 공모규모, 주가수익률을 제시했다.
#신규상장 지난해보단 줄지만 평년보단 웃돌듯=2021년은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총 89개 기업이 신규 상장했다. 코스피에 14개, 코스닥에 75개(이전상장 10개 포함)가 올랐다. 2015~2020년 6년간 연평균 IPO 기업 수가 70.5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증가다. 지난해 역대급 IPO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올해 공모기업 수는 평년보다는 많지만 지난해보다는 적은 80여개 수준이 전망된다. 연평균 70개를 소화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확보한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IPO시장의 열기가 지속되고 있고, 이연된 IPO, 역대 고점을 기록했던 2010년과 2015년 이듬해 IPO 시장의 흐름, 최근 코스닥 시장 특례상장 확대 분위기 등을 감안해 도출한 분석라는 게 최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미지 출처=흥국증권〉
#LG에너지솔루션+대어급 행진에 공모규모↑=지난해 공모금액은 20조원으로 역대급 규모를 달성했다. 공모규모 1조원 이상의 대어급 종목 6개가 시장에 입성하면서 공모규모 13.2조원을 기록했고, 여기에 1조원 이하 기업들도 6.8조원이라는 공모규모를 성사시키면서 호황에 일조했다.
올해는 역대급이라는 지난해를 넘어서 연간 공모규모가 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절대적인 규모는 지난해를 넘어선다. 단 공모규모가 12조원을 웃도는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할 경우 공모금액 1조원 이상의 대어급 합계 7조원가량, 1조원 미만 기업들 합계 6조원가량으로 총 13조원 수준으로 예상돼 지난해보다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는 게 최 연구원의 판단이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해도 예년보다는 준수한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역시 대어급들이 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공모일정에 진입한 LG에너지솔루션을 필두로 현대엔지니어링,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교보생명, 쏘카, SK쉴더스가 IPO를 본격화한 상황이며, SSG닷컴, (마켓)컬리, CJ올리브영, 오아시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을 비롯해 다양한 기업들이 신규상장 행진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다만 시장에서 상장이 예상되는 기업들이 올해 모두 상장할지 여부가 불확실하고, 상장 전 회자되는 기업가치가 반드시 상장가치로 유지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총 공모규모에 대해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보수적으로 접근해야=수익률 면에서는 올해는 다소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과거 단순평균 수익률 기준으로 봤을 때, 공모가 대비 상장 후 3개월 주가수익률은 2009년, 2014년, 2020년 단기 고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교롭게도 신규상장 기업 수와 공모규모를 종합해 IPO 시장의 고점으로 판단되는 2010년, 2015년, 2021년의 직전 해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 연구원은 "2009년, 2014년, 2020년과 같이 신규 상장 기업들이 평균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게 되면 IPO 시장에 자금이 몰리며, 이듬해 늘어난 자금이 시장에 유입되어 공모(확정)가가 높아지고, 높아진 공모가로 인해 주가수익률이 낮아지는 순환 구조가 반복되는 특징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지난해 높아진 IPO시장의 수익률에 눈높이를 맞추지 말고 보수적인 투자를 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