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임인년 새해 벽두부터 메타버스 투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유명 벤처투자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메타버스 플랫폼 업체와 그 기반이 되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확장현실(XR) 기술 스타트업들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에 발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버넥트, 스페이셜, 스토익엔터테인먼트, 스탠월드 등의 메타버스 관련 스타트업들이 최근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기술 고도화와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용 XR 기술업체인 '버넥트(대표 하태진)'는 이날 스틱벤처스와 롯데벤처스, KTB네트워크, KB인베스트먼트, KDB산업은행 등으로부터 국내 XR 업체로는 최대 규모인 300억원(시리즈B)의 투자를 유치했다.
2016년 창업된 버넥트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연구센터와 국내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세계최고 수준의 XR 핵심원천 기술과 XR 개발 플랫폼인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자체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용 XR 솔루션과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XR 다자간 원격 협업 솔루션과 실감형 콘텐츠 제작 솔루션을 LG화학과 삼성전자 (KS:005930) 등 39개 대기업 및 계열사와 한전, 한국공항공사 등 27개 공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버넥트는 이번 투자 유치금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과 기술개발 고도화, 우수 인재확보 등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올해 말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 상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버넥트의 리드투자사인 KTB네트워크의 임동현 전무는 더스탁에 "메타버스 시장은 이미 글로벌 기업들의 잇딴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분야로, 글로벌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며 "버넥트가 이번 투자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좋은 모멘텀이 되고, 올해 말 IPO를 추진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투자이유를 밝혔다.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인 '스페이셜(대표 이진하)'도 지난해 12월 중순 3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받았다.
파인벤처파트너스와 KB 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미래에셋, 아이노비아캐피탈, 화이트스타캐피탈, 레러히포 등의 쟁쟁한 투자사들이 이번 스페이셜 투자에 참여했다. 스페이셜은 재작년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은 바 있어 지금까지 투자금액만 590억원에 달하게 됐다.
이진하 최고제품책임자(CPO)와 아난드 아가라왈라가 2017년 공동 창업한 '스페이셜'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AR·VR 협업 플랫폼으로 출발해 최근에는 창작자(크리에이터·아티스트)와 관람객(팬)을 연결해주는 NFT(대체불가토큰) 기반의 메타버스 갤러리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그래미상을 받은 프로듀서 일마인드, 디지털 아티스트 크리스타 김, 켄 켈러허 등의 글로벌 아티스트들이 지난해 스페이셜의 플랫폼을 통해 공연과 전시회를 열거나 NFT로 작품을 판매한 바 있다.
이진하 스페이셜 CPO는 "디지털 NFT 작품들이 단순히 감상과 거래의 대상이 아닌, 사람들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체험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며 "소통의 수단으로 발명된 인터넷을 함께 경험을 공유하는 수단으로 바꿔나가고 싶다"고 더스탁에 말했다.
VR 콘텐츠 전문 개발사인 '스토익엔터테인먼트(대표 최윤화, 김홍석)'도 지난달 31일 30억원 규모의 시리즈 프리A 투자를 유치했다.
스토익엔터테인먼트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내년에 메타(옛 페이스북 (NASDAQ:FB)) 퀘스트와 바이브, 피코 등의 글로벌 VR 콘텐츠 시장에 '월드워툰즈: 탱크 아레나 VR'로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월드워툰즈는 세계 제2차 대전 현장 속에 들어가 셔먼과 타이거 등 실존했던 다양한 탱크에 탑승하여 전투를 즐기는 대전 게임이다.
미국 LA에 본사를 둔 팬덤 파티 메타버스 플랫폼 '스탠월드(대표 이기훈)'도 KB인베스트먼트와 미국 소재 벤처캐피털 스트롱벤처스로부터 35억원(3백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이끌어냈다.
스탠월드는 K팝 뮤지션을 비롯한 다양한 아티스트 팬들이 모여 뮤직비디오 스트리밍, 대화, 랜덤 댄스 파티 등의 팬덤 활동을 하는 플랫폼이다. 스탠월드가 지난 11월 말 신규 론칭한 '파티룸'의 '스트리밍 파티'와 '채팅파티'를 통해 해외유저 중심으로 누적 3000시간의 글로벌 팬덤파티가 이루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투자 전문가들도 메타버스 투자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은 오는 2030년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8%인 1조5000억달러(한화 약 1798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손하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더스탁에 "글로벌 기업들의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 확대가 가시화되면서 메타버스 테마에 대한 높은 관심은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인플레이션 상승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 출구전략의 불확실성, 밸류에이션 부담 속 대안 모색 과정에서 메타버스 테마로 쏠림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