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더스탁=김동진 기자] 산업 각 분야에서 신소재 개발이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 분야에서도 신소재 개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 콘크리트 철강 소재 기반의 SOC(사회간접자본) 시설물들은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구조물 안전과 성능 저하로 인해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또한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부산물, 폐기물이 강과 하천, 바다로 그대로 유입되면서 심각한 환경오염까지 낳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기존 건설 소재인 시멘트 콘크리트, 철강보다 경제성은 높고, 환경오염은 훨씬 적은 신소재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 급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글로벌 건설 및 소재 업계에선 건설 신소재 개발 및 활용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에서도 최근 건설 신소재 개발 스타트업들이 벤처캐피탈(VC) 투자를 받으며 관련 사업을 발빠르게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탄소중립도로건설기술연구원(CTI, 대표 김혁중)’은 지난 9일 세아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세아기술투자(대표 김철호)’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세아기술투자는 이번 투자로 CTI의 지분 5.3%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CTI는 호서대학교 김혁중 교수가 2023년 5월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도로 및 도로시설물 건설과정에서 미세먼지 저감과 탄소중립을 돕는 업체다. CTI는 특히, 질소산화물(NOx)을 인체에 무해한 물질로 분해시키는 ‘광촉매 투수(透水) 콘크리트’를 개발해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CTI는 천안시 미세먼지저감기술 시범단지 조성사업을 통해 천안버스터미널 인근 도심 보도에 광촉매 투수콘크리트를 적용해 최대 71% 이상 NOx 저감 효과를 실증한 바 있다.
김혁중 대표는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금호석유화학에서 경력을 쌓은 건설화학 분야 전문가이며, 윤치현 부대표도 글로벌 화학회사 ‘Evonik Industries’에서 한국 사업총괄과 독일 본사에서 글로벌영업마케팅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CTI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사업 전개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한편 세아그룹 계열사를 포함해 국내 제강사와 함께 제강슬래그의 도로용 토목재료 이용사업 협력도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17일에는 산업부산물 기반 자원순환업체인 ‘대륙신소재(대표 황인준)’가 세아기술투자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받아 사업확장에 나섰다. 세아기술투자는 이번 투자로 대륙신소재의 지분 17.7%를 확보했다.
2020년 출범한 대륙신소재는 포항 블루밸리국가산단 내에 위치해 있으며 울산과학기술원 (UNIST)으로부터 무석회석 시멘트 제조 기술을 이전받아 자원순환형 친환경 건설재료 및 건축자재를 제조하는 스타트업이다.
일반적으로 시멘트 1톤 생산시 석회석의 열분해와 이를 위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약 0.8톤의 탄소가 발생하는데, 대륙신소재의 무석회석 시멘트 기술을 적용하면 이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대륙신소재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백색시멘트 대체재 양산 설비를 확충해 매출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또한 세아그룹 계열사를 포함해 국내 제철소, 제강사와 함께 사업 협력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건설자재 개발 업체인 ‘제로넥스트머터리얼즈(대표 류종현·은재환)’도 지난 6월 중순 GS건설의 자회사로 CVC인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대표 이종훈)’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았다.
제로넥스트머터리얼즈는 GS건설의 사내벤처 2호로 지난 4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이 회사는 20년 이상 건설재료분야를 연구해 온 토목공학박사 류종현 대표를 주축으로 친환경 건설자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제철소에서 배출되는 부산물 중 주로 폐기되는 제강슬래그와 화학 첨가제를 혼합해 ‘그라우트’에 투입되는 시멘트를 80% 이상 대체한 저탄소 친환경 건설 제품 ‘몰탈 그라우트’를 개발했다. 그라우트는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재료를 강하게 접합시키는 물질로 주로 토목‧건축 및 플랜트 현장에서 시공물 틈새를 채우거나 구조물을 보강하기 위해 사용되는 고가의 건설재료이다.
류종현 제로넥스트머터리얼즈 대표는 “친환경 몰탈 그라우트 제품을 시작으로 향후 친환경 저탄소 건설재료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