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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탁=김효진 기자] 올해 2분기에는 일반청약 증거금이 또 다시 100조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공모주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유지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증거금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4분기 후 6개월만이다.
이 같은 유동성은 분기 IPO딜이 1조원을 넘어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공모규모가 컸던 만큼 청약경쟁률은 전분기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2분기에는 15곳이 증시에 신규 입성한 가운데 5곳이 경쟁률 2000대 1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고치는 아이엠비디엑스가 차지했다.
31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2분기에는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아이엠비디엑스, 제일엠앤에스, 디앤디파마텍, 민테크, 코칩, HD현대마린솔루션, 아이씨티케이, 노브랜드, 그리드위즈, 라메디텍, 씨어스테크놀로지, 한중엔시에스, 에스오에스랩, 하이젠알앤엠, 에이치브이엠이 신규입성했다.
이들 기업의 총 청약증거금은 110.6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7423억원의 공모를 진행하면서 증거금 25조원을 끌어모았다. 이밖에 아이엠비디엑스에 10.8조원의 증거금이 몰렸고 제일엠앤에스(9.5조원)와 하이젠알앤엠도(9조원)에도 각각 9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나머지 기업들도 4곳을 제외하면 모두 5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을 만큼 풍부한 유동성을 보였다.
2분기 청약경쟁률 최고는 2654대 1을 기록한 아이엠비디엑스가 차지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NGS 기반 액체생검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다. 청약경쟁률이 2000대 1을 넘어선 기업의 경우 대체로 공모규모가 300억원 미만에 그쳤으나 아이엠비디엑스의 경우 공모규모가 325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컸다. 상반기 공모규모 300억원 이상 기업 중 경쟁률이 2000대 1을 넘어선 것은 아이엠비디엑스와 엔젤로보틱스 뿐이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우진엔텍에 이어 상반기 청약경쟁률 2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아이엠비디엑스 외에도 하이젠알앤엠(2549대 1), 에스오에스랩(2229대 1), 라메디텍(2140대 1) 노브랜드(2071대 1)가 2000대 1을 넘기면서 평균경쟁률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2분기 평균 청약경쟁률은 1539대 1을 기록했다. 다만 1분기 보다는 평균경쟁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에는 특히 HD현대마린솔루션이 경쟁률 256대 1을 기록하면서 평균치에 부담을 줬다.
분기 청약경쟁률이 전분기 대비 하락하기는 했어도 기관 수요예측 보다 더 뜨거웠던 흐름은 2분기에도 여전히 유지됐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아이엠비디엑스의 경우에도 수요예측 경쟁률은 2분기 평균치(828대 1)를 소폭 웃도는 수준에 그쳤으나 일반청약에서는 투심이 폭발했다. 적어도 일반투자자들의 이 같은 베팅은 단기적으로는 유효했다.
2분기 상장 기업 중 청약경쟁률이 2000대 1을 돌파한 기업들의 상장일 수익률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5개 기업의 상장일 평균 시초가 수익률은 138%, 종가수익률은 132%를 기록했다. 반면 경쟁률이 2000대 1을 하회한 기업들의 상장일 평균 수익률은 시초가 매도시 55%, 31%로 현저히 떨어졌다. 하지만 상장일 이후에는 대부분 기업들의 주가가 내리막길을 타 공모수익률을 크게 축소하거나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분기인 1분기에는 우진엔텍, HB인베스트먼트, 현대힘스, 포스뱅크, 이닉스, 스튜디오삼익, 케이웨더, 코셈, 이에이트, 에이피알, 케이엔알시스템, 오상헬스케어, 삼현, 엔젤로보틱스 등 일반기업 14곳이 신규상장했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1747대 1로 매우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우진엔텍이 2707대 1로 상반기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스튜디오삼익, 코셈, 케이엔알시스템, 엔젤로보틱스, 오상헬스케어가 2000대 1을 넘겼다. 분기 상장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2000대 1을 넘긴 셈이다. 총 청약증거금은 88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1분기 공모규모가 2분기의 3분의 1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분기 공모시장의 열기가 더 뜨거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전년 동분기인 지난해 2분기에는 마이크로투나노, 토마토시스템, 에스바이오메딕스, 트루엔, 모니터랩, 씨유박스, 기가비스, 진영, 나라셀라, 마녀공장, 큐라티스, 프로테옴텍, 시큐센, 오픈놀, 알멕이 신규상장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상장기업 수는 올해 2분기와 같았으나 총 청약증거금은 44.5조원 수준에 그쳤다. 당시 분기 공모규모가 3879억원에 불과했고 IPO기업별로 온도차도 있었다. 경쟁률 2000대 1을 돌파한 기업은 없었다. 1932대 1을 기록한 시큐센을 필두로 7곳이 경쟁률 1000대 1을 상회했으나, 경쟁률이 두 자릿수에 머문 기업도 4곳이나 나왔다.
특히 당시 바이오 기업들의 투심이 매우 안좋았다. 하지만 올해는 2분기에 아이엠비디엑스가 분기 최고 경쟁률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바이오섹터에 대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증시 및 공모시장의 유동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고객예탁금은 1월말 이후 50조원을 꾸준히 초과하고 있다. 지난 30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55조원 수준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