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더스탁=김동진 기자]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의 투자유치가 활기를 띠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53억4000만달러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소부장 투자는 69억9000만달러로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부장 중에서도 반도체와 이차전지를 포함한 전기·전자 분야 투자가 36억4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5.7%나 증가했다.
또한 산자부의 ‘소부장 투자연계형 사업’을 통해 올 상반기에만 소부장 업체 216곳이 총 7848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이는 2023년(3985억원) 대비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이다. 특히, 전기·전자(2972억원)와 기계·소재(1765억원) 분야에서 투자유치 성과가 두드러졌다.
이같은 투자유치 상황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고금리가 지속되는 어려운 경제환경에서도 국내 소부장 업체들이 뛰어난 기술력과 높은 성장성을 보여주며 국내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소부장 투자의 활기는 초기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7월에 들어서만 스택 알페스 딥스마텍 등의 소부장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기술개발 및 사업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적층형 압전 세라믹 액추에이터(Piezo Actuator) 제조업체인 ‘스택(대표 최재형)’은 지난 4일 미래에셋벤처투자와 에트리홀딩스, BSK인베스트먼트로부터 41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올 4월 설립된 스택은 적층형 압전 세라믹 액추에이터를 주력으로 제조하는 소부장 스타트업이다. 스택은 특히 압전 소자를 100층 가량 적층해 액추에이터를 생산할 수 있는 고난도 공정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적층형 압전 액추에이터를 활용하면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가스·액체 투입량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압전 소자는 전기 에너지와 압력·진동 등 기계 에너지를 상호 변환하는 부품으로, 다양한 전자제품에 사용되기 때문에 시장전망이 밝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압전 소자 시장규모는 지난 2023년 320억달러 수준에서 오는 2028년 460억달러(약 64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사 관계자는 “나노미터 수준의 정밀한 위치 제어를 요구하는 공정에서 압전 소자의 활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스택은 국내 최고 수준의 적층 기술과 원료 제조 기술 등을 보유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원자층 박막증착 기술업체 ‘알페스(대표 박태주)’도 같은날 JKP파트너스로부터 26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이끌어냈다. 알페스는 앞서 지난 5월에스벤처스로부터 시리즈A(20억원)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이로써 알페스의 누적투자유치액은 48억원에 달하게 됐다.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알페스는 2021년 말 한양대 나노소자공학 연구실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층 박막 증착 기술(ALD)’을 가지고 있다. ALD 기술은 이차전지와 반도체 중심으로 고안정성 양극 활물질, 코어-쉘 구조 CMP 슬러리, 보호막 코팅 솔더볼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의 박태주 대표는 서울대 재료공학부와 동대학원을 거쳐 미국 텍사스대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근무했으며, 지난 2011년부터 한양대 재료화학공학과 교수를 맡고 있는 전문가이다. 알페스 측은 이번 투자유치를 토대로 수원제조센터(FAB)의 설비 및 공정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밖에 폴리머 나노 코팅 기술 스타트업 ‘딥스마텍(대표 김호연)’도 지난 2일 마그나인베스트먼트와 GS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디캠프, 빅뱅엔젤스 등으로부터 43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받는데 성공했다.
2022년 8월 창업된 딥스마텍은 발수와 친수, 항바이러스 등 다양한 기능의 폴리머 나노 코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딥스마텍의 코팅 기술은 상온에서도 나노 수준의 균일한 코팅이 가능한 고분자 박막 증착 기술로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과 반도체 제조, 식품 패키징, 고어 텍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김호연 딥스마텍 김대표는 “이번 투자금을 기반으로 연구소 인프라 구축 및 실리콘 음극재 양산 계획을 확립하고, 대기업과 공동 개발 등 구체적인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