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더스탁=김동진 기자] 최근 지구촌 곳곳에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탄소중립’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대기중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앞으로 인류가 더 큰 기후재앙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국에선 직접 공기중에서 탄소를 포집하는 공기포집(ADC)이나 바이오에너지-탄소포집저장(BECCS) 기술은 물론 탄소배출량 관리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이 개발, 사업화되어 탄소경제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영국의 경영 컨설팅업체 ‘올리버 와이만’에 따르면 전 세계 탄소제거(CDR) 크레딧 시장이 오는 2030년부터 2035년 사이에 연간 1000억달러(약 139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DR은 대기 중 탄소 농도를 낮춘 실적을 쌓아 획득한 크레딧을 말하며,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다양한 기술과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해 투자유치 및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업용 탄소중립 플랫폼을 운영하는 ‘카본사우루스(대표 최현준)’는 지난달 26일 그랜드벤처스와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로부터 프리A 투자를 유치했다. 금액은 비공개이다. 카본사우루스는 조만간 프리 A2 라운드도 진행할 예정이다.
2022년 11월 설립된 카본사우루스는 기업이 글로벌 기준에 맞춰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용 원스톱 탄소회계 솔루션인 ‘카본트랙’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특히 카본트랙은 인공지능(AI) 기반의 데이터수집과 예측 모델링 기능을 가지고 있어 고객 기업이 자동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탄소 배출량을 산정,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이 솔루션은 글로벌 기준에 맞춘 보고서 생성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기업이 효율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관리, 보고할 수 있다.
카본사우루스의 또다른 솔루션인 ‘카본마켓’은 탄소감축 사업 및 투자 플랫폼으로, 감축 유형별 컨설팅을 제공함과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수급 및 정산 관리 등을 지원하여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이용하도록 돕는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한정규 그랜드벤처스 대표 파트너는 “카본사우루스가 창업자의 ESG 분야 전문성과 관련 시장에서의 풍부한 경험,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난이도 높은 기후환경 시장 속에서 기업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확장성 높은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해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투자배경을 밝혔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AI 기반의 해운업 탄소 배출 관리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 ‘마리나체인(대표 김다원)’이 초기 스타트업 투자사 씨엔티테크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아 사업 확대에 착수했다.
2021년 출범한 마리나체인은 AI 기술을 활용해 해운, 항만, 물류의 공급망 전체 탄소회계를 지원하는 스코프3(Scope 3) 탄소 배출관리 플랫폼을 개발했다. 클라우드와 AI를 활용해 해운업계 내 탄소 회계와 탄소 규제 준수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관리를 지원한다.
마리나체인은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오픈AI 본사에서 개최된 ‘K-스타트업·오픈AI 매칭데이’에서 임원진 현장 평가 1위 및 잠재력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투자를 진행한 조현승 씨엔티테크 심사역은 “마리나체인 솔루션을 통해 기업 프로파일과 필요한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하고 탄소 배출에 대한 보고서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탄소 중립·저감의 중요성이 더욱 강화되는 시점에서 해운업계의 혁신 솔루션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 포집 스타트업 ‘씨이텍(대표 이광순)’도 지난달 4일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로부터 9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유치했다.
씨이텍은 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최적화된 흡수제 기술 2종을 보유하고 있다. 석탄 화력발전소와 시멘트, 제철, 화학물질 제조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이산화탄소 조건에 적합한 MABSol 흡수제와 천연가스발전과 선박 배가스와 같은 저농도 이산화탄소 조건에 최적화된 CT-1 흡수제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씨이텍의 MABSol과 CT-1은 이산화탄소를 분리할 때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상용 흡수제 대비 40~45%만큼 줄일 수 있다.
이광순 씨이텍 대표는 “HD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과 협력해 내년 선박 탄소 포집 파일럿 실증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선박 탄소포집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기후테크 스타트업 후시파트너스(대표 이행열·조성훈)도 지난 4월초 현대차증권과 인프라프론티어자산운용으로부터 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후시파트너스의 탄소배출관리 소프트웨어 ‘넷지’는 기업의 스코프 1, 2, 3 탄소배출량 측정 및 감축, 모니터링 서비스를 구독형 SaaS 방식으로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