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더스탁=김동진 기자] 친환경 교통대안으로 주목받던 수소차의 보급이 최근 주춤거리고 있다.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이 지난해 30.2%나 감소했다. 올해는 더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차세대 모델 출시 지연과 수소 충전 인프라 부족, 불량 수소 사고, 충전 비용 상승 등의 여러 악재가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수소차 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소경제 자체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수소는 신재생 에너지의 저장과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체일 뿐만 아니라 장기간 저장이 가능하고 유해 물질 발생없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기후위기 탈탄소 시대에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전문가들은 수소의 생산·저장·운반과 같은 공급 측면과 수소를 활용한 고정형 연료전지 발전, 수소연료전지 모빌리티 등 수소의 수요 측면에 걸쳐 다양한 밸류체인에서 시장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수소생산 관련 산업규모는 2022년 1600억달러에서 연평균 10% 이상 성장해 오는 2027년엔 2635억달러(약 36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딜로이트는 오는 2050년 수소산업 시장규모가 2조 달러(약 2764조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소 산업은 관련 밸류체인 부문별로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물론,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형태의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다수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관련 스타트업들이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꾸준히 유치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친환경 수소 에너지 기술 스타트업 ‘에이이에스텍(AES Tech, 대표 전재홍)’은 이날 슈미트와 L&S벤처캐피탈, 인터베스트, 레버리지, 단국대기술지주회사 등으로부터 40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받았다.
2022년 3월 설립된 에이이에스텍은 무수(無水) 암모니아를 전기분해해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친환경 에너지 업체다. 에이이에스텍은 자사의 특허기술인 ‘암모니아 전기 분해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에 저비용으로 고순도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에이이에스텍 측은 이 기술에 대해 “향후 대용량 해외수입 수소 생산 플랜트, 수소도시, on-site 수소 충전소, 암모니아-수소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돼 수소 경제 발전과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이이에스텍은 이번 투자유치금을 전북 완주 공장 구축, 수소 생산량 증가를 위한 스케일업, 실증, 해외 공동 R&D 등에 집중 사용할 예정이다. 전재홍 에이이에스텍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에이이에스텍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타 수소추출기술보다 더 친환경적이며 고효율, 저비용인 회사의 기술을 빠르게 상용화하는 연구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더 힘쓰겠다”고 밝혔다.
수소에너지 솔루션 전문기업 ‘비티이(대표 심규정)’도 지난 5월 중순 다수의 투자사들로부터 6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비티이의 총 누적투자유치액은 92억원이 됐다.
비티이는 지난해 미국 H2Strategics사와 ‘수소연료전지발전기(GEN50)’를 향후 3년간 공급하는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해, 올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선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회사의 GEN50 발전기는 미국의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현장의 발전용 전원, 캘리포니아 주요 와이너리 등의 용수 공급용 펌프 전원 등에 주로 사용될 전망이다.
비티이는 이번 투자유치를 토대로 수소연료전지발전기와 패키지형 수소충전소 제조 및 양산시설 확장과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올해 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제품과 기술을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출 계획이다.
심규정 비티이 대표는 “많은 투자자들이 현재 진행 중인 수소연료전지발전기의 미국 수출 사업과 신흥 시장으로의 패키지형 수소충전소 수출에 큰 기대를 보였으며, 현재 전 임직원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에 하반기에는 좋은 성과로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경북 구미 소재의 수소연료전지 업체 ‘햅스(대표 이동활)’도 지난 4월 중순 안다아시아벤처스로부터 12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아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21년 11월 설립된 햅스는 이차전지 배터리의 양극재처럼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에서 전기와 열을 발생시키는 핵심 부품인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PEMFC) 기반의 ‘스택’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햅스는 설립 2년 만인 지난해 매출 26억원을 시현했으며 올해는 8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