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더스탁=김동진 기자] 최근 산업 각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DX)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트윈’이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트윈(DigitalTwin)’은 실제 세계의 사물을 쌍둥이처럼 쏙 빼닮은 가상현실을 구현해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미리 예측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초창기에는 게임 분야에서 시작됐으나 관련 기술과 인프라가 고도화도면서 최근엔 제조업과 건설건축, 재난재해, 보건의료, 우주항공, 에너지, 엔터테인먼트, 예술공연 등 다양한 분야로 그 쓰임새가 확장되고 있다.
이미 각국 정부와 빅테크는 물론, 스타트업들까지 디지털 트윈 기술 개발 및 관련 인프라 구축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디지털 트윈의 성장전망은 매우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츈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트윈 시장규모는 2023년 129억1000만 달러 수준에서 연평균 39.8% 성장을 거듭해 오는 2032년엔 2593억2000만 달러(약 357조원)의 초거대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는 기술력을 갖춘 디지털 트윈 관련 스타트업들이 꾸준하게 벤처캐피탈(VC)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고 있다.
3일 벤처투자정보 업체 ‘더브이씨(THEVC)’ 등에 따르면 3차원(3D) 디지털 트윈 기반 프롭테크 스타트업 ‘큐픽스(대표 배석훈)’는 지난달 28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IMM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등 다수의 VC들부터 32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유치로 큐픽스의 누적투자유치액은 670억원에 달하게 됐다.
2015년 설립된 큐픽스는 3D 가상현실 및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으로 가상세계에 현실 공간을 똑같이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다. 특히 큐픽스의 솔루션은 실내 파노라마 사진이나 비디오 영상으로 3D 디지털 트윈을 비교적 손쉽게 생성할 수 있게 지원한다. 큐픽스 솔루션을 활용하면 건축과 건설, 인테리어 작업 현장을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 회사 창업자인 배석훈 대표는 서울대학교 기계설계학과 학사, 계산기하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공학도 출신으로, 지난 2000년 ‘아이너스기술’이라는 3D스캐너 솔루션 회사를 창업한 바 있으며, 이후 2010년엔 클라우드기반 협업 솔루션 업체인 ‘비즈파워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가 미국 3D프린터 1위 제조사 3D시스템즈에 두 회사 모두 성공적으로 매각한 바 있다.
이번에 참여한 투자사들은 큐픽스의 매출이 국내보다 미국과 호주 등 해외에서 더 많이 발생할 만큼 글로벌 확장성이 크다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큐픽스는 이번 투자금을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며, 차후 해외 투자유치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 인공지능(AI) 및 자율제조 솔루션 전문기업 ‘인터엑스(대표 박정윤)’도 지난달 중순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에는 산업은행과 한국투자증권, 에코프로파트너스, 원익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 신용보증기금, BNK투자증권, LS일렉트릭 등이 참여했다. 이번 투자유치로 인터엑스의 누적투자액은 260억원이 됐다.
2020년 창업된 인터엑스는 AI 자율제조 통합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제조 AI 솔루션, 제조 디지털 트윈 솔루션, 제조 데이터 거래 플랫폼 등을 개발해온 스타트업이다. 인터엑스의 제조 AI 솔루션은 특히 제조공장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공정 품질 예측·불량 판정 오류 개선·산업 현장 위험 예측 등의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공장 상황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 현장과 더불어 가상환경에서도 실시간 확인 가능할 뿐 아니라 공정의 변경이나 새로운 공정을 투입하고자 할 때도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다.
인터엑스는 이같은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현재 지멘스,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 등과 협력 중이며, 2022년 매출 58억원, 2023년 121억원을 달성하는 등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 회사는 앞서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4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DIPS 1000+)’에 최종 선정되어 향후 3년간 최대 6억원의 사업자금과 2년간 5억원의 연구개발금 등 총 11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또한 기업 성장에 필요한 전 과정, 즉 제품·서비스 고도화부터 수요처 발굴 및 투자유치까지 분야별로 주관기관을 통한 밀착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됐다.
박정윤 인터엑스 대표는 이번 투자유치와 관련 “인터엑스가 시리즈B 단계까지 달려올 수 있었다는 것에 다방면에서 지지해 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라며 “성원에 힘입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으로 경쟁력을 확보, 글로벌 제조 DX 생태계 조성의 대표주자로 거듭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