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고객 브랜드. 사진=노브랜드 IR Book
[더스탁=김효진 기자] 1994년 설립된 노브랜드는 40여개의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에게 니트와 우븐 소재 중심의 의류 제품을 직접 디자인해 수출하는 '디자인플랫폼 하우스'라고 칭한다.
노브랜드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며 3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사업 계획과 비전을 발표했다. 기자간담회에서 이상규 노브랜드 대표이사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패션 산업이 영역을 확장하며 성장하는 가운데, 노브랜드는 디자인 플랫폼 하우스로서 대체할 수 없는 의류 제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브랜드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총 120만주를 공모하며 100% 신주 모집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 밴드는 8700~1만1000원으로 공모규모는 밴드 상단 기준 132억원 수준이다. 4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총 5영업일 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이달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청약을 받는다. 5월 중 코스닥에 상장하는 일정으로 삼성증권이 주관을 맡고 있다.
공모로 유입되는 자금은 신규 공장에 투자해 생산력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신규 고객사를 유치하는 등 노브랜드의 선두 지위를 지속해서 유지∙확대하기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제조자 설계 생산을 지칭하는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은 유통업체가 위탁한 제품에 대해 제조업체가 제품 기획부터 생산까지 담당하는 생산방식을 의미한다. ODM 방식을 통해 제조업체는 대량 생산에 전념하여 원자재 및 인건비에 대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유통업체는 생산 설비 및 인력에 대한 투자 부담과 재고 관리 비용을 줄임으로써 제품 판매를 위한 브랜드 관리 및 유통에 전념할 수 있다.
노브랜드는 이를 넘어 디자인플랫폼 하우스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기존 일반적인 ODM수준 디자인 제공의 단순성을 넘어서는 것으로, 자체개발한 다양한 소재와 상품 디자인을 고객사들과 개방된 소통채널을 통해 다양한 선택지로 제공해 고객사의 세일즈 마케팅 측면에도 영향을 주는 시스템이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노브랜드는 우수한 디자인 및 R&D 역량을 바탕으로 단순 생산업체를 넘어 고객사의 제품을 직접 기획하는 디자인 플랫폼 비즈니스를 지향하고 있다.
노브랜드 고객 브랜드. 사진=노브랜드 IR Book
노브랜드는 △타겟(Target)과 월마트(Walmart) 등 대형 할인점(Big Box Retailer) 브랜드 △갭(Gap)과 리바이스(Levi’s), 에이치앤엠(H&M) 등 스페셜티 스토어(Specialty Store) 브랜드 △랙앤본(Rag & Bone), 에일린피셔(Eileen Fisher) 등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망라해 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바이어 다양성을 확보했다. 여기에 누즈(Nuuds), 에버레인(Everlane)과 같은 온라인·SNS 기반 미래지향적 브랜드를 편입해 브랜드 다양성을 키우며 상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노브랜드의 주요 시장인 북미 의류 수입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섬유 및 의류 상무국(OTEXA)에 따르면 북미 의류 수입 규모는 2020년 1510억달러에서 2022년 1993억달러로 32% 가량 늘었고, 주요 브랜드의 재고자산은 2022년 3분기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주요 고객사의 재고가 부족해지면서 신제품 재고 보충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판매자 시장 중심의 사이클이 도래하게 되면, 늘어나는 수요를 빠르게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기업이 주목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노브랜드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총 6개의 생산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어 고객사의 요청 사항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또한 회사가 보유한 생산 인프라가 2022년 기준 90% 이상 가동률을 기록한 데 따라, 기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추가적인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신규 국가 기반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생산 과정은 디지털로 관리된다. 수주 단계부터 출하 단계까지의 모든 생산 데이터를 ICT 기반 설비를 통해 수집하며, 자체 개발한 관리 플랫폼 NTIS(Nobland Total Information System)에서 분석해 생산 현장에 제공한다. 여기에 자동재단기와 AI 원단 검사장비 등 자동화기기를 생산에 활용해 인력 및 낭비 요소를 줄이고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친환경적인 생산 과정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ESG에 대한 고객사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조기업에 요구하는 친환경 목표 역시 크게 늘었다. 이에 노브랜드는 각 공정별 친환경 프로그램을 데이터화해 본사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 기준 온실가스 50% 감축을 목표로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본∙지사 업무를 디지털화해 자원 낭비 요소를 제거했다. 또한 친환경∙재활용 원단 소재를 제작에 활용하며 친환경 가공법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친환경 제품 제작 기준을 따르고 있다.
연결기준 실적은 지난해 4591억원의 매출에 10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2022년 5528억원 보다 1000억원 가량 줄었고 영업이익도 2022년 477억원 대비 1/4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1년에는 매출 4696억원에 2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