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올해 1분기 IPO시장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그 단면 중 하나는 일반청약 경쟁률이다. 분기별로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수요예측 경쟁률 대비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일반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4분기 전세를 크게 역전하더니 올해 1분기에도 그 기세를 이어간 모습이다.
상장일 높은 수익률에 홀린 개미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공모주 쇼핑에 참전한 결과 올해 1분기에는 일반 청약경쟁률이 평균 1700대 1을 넘어섰다. 동 분기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918대 1)의 2배 수준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전년 동기인 지난해 1분기 일반청약 경쟁률에 비해서도 2배 수준으로 뜀박질한 수치다.
1분기에는 신규상장 14곳 중 6곳이 2000대 1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상장 기업의 무려 43%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동안 청약경쟁률이 2000대 1을 넘어선 곳이 3곳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차이다.
분기 청약증거금은 88조원가량이 유입됐고, 에이피알을 필두로 증거금이 10조원을 넘긴 딜은 3개로 집계됐다. 분기 IPO기업 중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기업은 우진엔텍이었다.
30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1분기에는 우진엔텍 (KQ:457550), HB인베스트먼트 (KQ:440290), 현대힘스 (KQ:460930), 포스뱅크 (KQ:105760), 이닉스 (KQ:452400), 스튜디오삼익 (KQ:415380), 케이웨더 (KQ:068100), 코셈 (KQ:360350), 이에이트 (KQ:418620), 에이피알 (KS:278470), 케이엔알시스템 (KQ:199430), 오상헬스케어 (KQ:036220), 삼현 (KQ:437730), 엔젤로보틱스 (KQ:455900)가 증시에 신규입성했다.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14곳이다.
이들 기업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1747대 1을 기록했다. 산업용 및 원자력발전소용 계측기 제조 전문 기업 우진엔텍이 2707대 1로 가장 높았고, 스튜디오삼익 (KQ:415380)(2650대 1), 코셈(2518대 1)이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도 케이엔알시스템(2267대 1), 엔젤로보틱스(2242대 1), 오상헬스케어(2126대 1)까지 총 6곳이 2000대 1을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1000대 1 이상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이닉스(1997대 1), 케이웨더(1989대 1), 삼현(1645대 1), 현대힘스(1231대 1), 에이피알(1112대 1)까지 분기 상장 기업 14곳 중 11곳이 네 자릿수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그 비중은 78.6%다.
1분기는 모든 IPO기업이 공모가를 초과 확정하면서 수요예측 경쟁률이 전분기 2배 수준으로 올랐는데, 일반청약 경쟁률 또한 그에 비례해 크게 오르면서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경쟁률의 차이가 무려 800대 1 이상으로 벌어졌다.
올해 1분기 청약 과열은 경쟁률 2000대 1을 상회하는 기업들이 많아진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중소형딜 위주로 진행되면서 IPO시장이 대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 속에서도 연간 상장기업 82곳 중 일반청약 경쟁률이 2000 대 1을 돌파한 기업은 3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1분기에 벌써 6곳이 2000대 1을 상회했다.
그렇다면 1분기 일반청약 경쟁률이 2000대 1을 돌파한 기업들의 상장일 수익률은 어땠을까? 이들 6개 기업의 상장일 평균 수익률은 시초가 매도시 174%, 종가 매도시 142%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을 제외하고 나머지 8곳의 수익률과 비교해보면 시초가 수익률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종가 수익률에서는 눈에 띄는 차이가 있었다. 2000대 1을 하회한 8곳의 상장일 수익률은 시초가 매도시 163%, 종가 매도시 103% 수준을 나타냈다.
1분기 총 청약증거금은 88조329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에 상장한 에이피알이 공모규모를 앞세워 13.9조원을 모았고 삼현에 12.4조원, 이닉스에 10.5조원이 유입됐다. 이 외에도 현대힘스(9.8조원), 엔젤로보틱스(9조원), 케이엔알시스템(8조원), 오상헬스케어(5.3조원), 스튜디오삼익(5.1조원) 등이 5조원 이상의 증거금을 모았다.
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는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무려 32곳이 증시에 신규 입성했다. 한싹, 두산로보틱스, 레뷰코퍼레이션, 아이엠티, 퓨릿, 신성에스티, 에스엘에스바이오, 워트, 퀄리타스반도체, 유투바이오, 유진테크놀로지, 쏘닉스, 비아이매트릭스, 컨텍, 큐로셀, 메가터치, 에이직랜드, 에스와이스틸텍, 캡스톤파트너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스톰테크, 에코아이, 동인기연, 그린리소스, 한선엔지니어링, 에이에스텍, 에이텀, 와이바이오로직스, 케이엔에스, LS머트리얼즈, 블루엠텍, DS단석 등이다.
4분기 청약경쟁률은 평균 907대 1을 기록했다. 직전분기인 3분기(1164대 1) 대비 경쟁률이 꺾였지만 총 공모금액이 1.9조원가량으로 지난해 연간 공모금액의 절반가량이 4분기에 이뤄졌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선방한 수치로 해석된다. 아울러 공모규모가 폭발했던 까닭에 4분기에는 청약 경쟁률이 2000대 1을 넘어선 기업들은 없었다. 1000대 1 이상을 기록한 기업의 비중은 43.8%였다. 4분기 청약증거금은 147.6조원이 유입됐다. 두산로보틱스(32.8조원), DS단석(15조원), LS머트리얼즈(12.8조원) 신성에스티(12.3조원) 등이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전년동기인 지난해 1분기에는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16곳이 신규상장에 성공했다. 한주라이트메탈, 티이엠씨, 미래반도체, 오브젠, 삼기이브이, 스튜디오미르, 꿈비, 샌즈랩, 제이오, 이노진, 바이오인프라, 나노팀, 자람테크놀로지, 금양그린파워, 엘비인베스트먼트,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코스닥에 입성했다.
지난해 1분기 청약경쟁률은 평균 881대 1을 기록했다. 당시 IPO시장이 해빙기를 맞이하면서 상당히 달아올랐지만 2000대 1을 돌파하는 기업들은 없었고, 8곳이 1000대 1을 넘겼다. 그 비중은 분기 상장기업의 50%다. 총 청약증거금은 36.5조원이 몰렸고 10조원 이상의 증거금이 유입된 딜은 없었다. 나노팀이 유일하게 5조원 이상의 증거금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