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태영 기자] 세포치료제 기업 에스바이오메딕스의 주가가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해에만 주가 상승률이 400%가 넘는다. 상장 1년여만에 공모가를 회복한 데 이어 공모수익률이 100%를 훌쩍 넘어섰다. 핵심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파킨슨병 치료제 임상 1/2a상의 추적 데이터 발표가 5월에 예정된 것이 주가상승의 트리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 난치병 중 하나인 파킨슨병은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증상만 완화할 뿐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제를 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증상 완화나 억제가 아닌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First in Class 신약 개발에 도전 중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 (KQ:304360)는 파킨슨병 발병시 A9 도파민이 특이적으로 사멸되는 것에 주목하고, 배아줄기세포를 기반으로 도파민 신경세포를 직접 만들어서 이를 뇌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앞서 동물임상 시험에서 우수한 데이터를 확보했고, 지난해 1월 국내 임상 1/2a상 IND를 승인받았다. 이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환자투약을 지난해 5월 시작했으며, 내달 임상시험 장기추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점이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5월 코스닥 상장…올해 주가 크게 반등=에스바이오메딕스는 지난해 5월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다. 당시 IPO시장에서 바이오텍에 대한 투심이 비교적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 가격인 1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854.29대 1을 기록했고, 일반 청약 경쟁률도 994.8대 1을 나타냈다.
하지만 공모 흥행 열기는 상장 직후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상장 첫날 장대음봉을 그린 후 지속적으로 주가가 우하향했고 지난해 4분기에는 주가가 공모가의 반토막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분위기를 돌려세웠다. 1월말 저점을 기준으로 하면 주가상승률은 400%를 웃돈다. 공모수익률은 25일 종가 기준 145% 수준을 기록 중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가 발표한 파킨슨병 중증도 검사 변화. 사진=회사 홈페이지
# 차세대 세포치료제 원천기술로 난치질환 치료제 개발 = 에스바이오메딕스는 기존 세포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질환 특이적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132건에 달하는 특허를 출원하며 R&D 기술력을 입증했으며 현재 파킨슨병, 척수손상, 중증하지허혈 치료제를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구성하고 있다.
기존에는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있어 특정 세포로 맞춤 분화기술이 부재해 질환 특이적 치료제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에스바이오메딕스는 2가지 원천기술을 개발해 한계 극복에 나섰다. 3D세포 스페로이드 구현 기술 ‘FECS’와 신경전구세포(NPC) 분화 표준화 기술 ‘TED’가 그것이다.
TED는 모든 전분화능 줄기세포주에 적용 가능하다. ‘신경전구세포’는 여러 세포를 생산할 수 있는 전구세포로, TED를 통해 얻은 신경전구세포는 다양한 난치성 신경계 질환 치료제의 근원이 된다. 때문에 플랫폼으로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종양 형성이 가능한 세포는 제거해 안전성을 개선한 것도 강점이다. 이 기술을 활용해 척수손상, 파킨슨병, 황반변성 등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FECS는 2D 단일 세포군을 3D스페로이드로 구현한 것이다. 이를 활용하면 세포 기능을 활성화하고 강화할 수 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이를 통해 체내 생착률 및 생존률을 높였고 이물질에 대한 안전성 이슈도 해결했다. FECS는 중증하지허혈 치료제 파이프라인의 기반기술이다.
# 파킨슨병 치료제 임상 1/2a상 공개... 6조개 이상의 세포 생산 가능한 수율 = 최근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파킨슨병 치료제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오는 5월 파킨슨병 치료제(TED-A9)의 임상 1/2a상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TED-A9은 지난해 1월 국내 식약처로부터 임상을 승인받아 12명의 환자에게 투약을 마쳤다. 5월 중 저용량 투여 환자 3명에 대한 데이터가 발표되고, 이후 나머지 환자들에 대한 1년치 데이터가 발표된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도파민 신경세포를 직접 뇌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파킨슨병의 근본적인 치료에 도전하고 있다. TED-A9는 배아줄기세포를 사용해 A9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를 만들어 뇌에 심는 세포치료제다. 도파민 신경세포의 전 단계인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를 주입해 뇌에 잘 달라붙고 높은 기능을 발휘하도록 했다. 회사는 앞서 원숭이와 랫드(쥐)를 이용한 시험에서 이식된 도파민 신경전구세포의 생착 및 도파민 활성기능을 확인했으며, 대조군 대비로도 월등히 우수한 파킨슨병 치료 효과를 검증했다고 밝혔다.
세포치료제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대량생산이 전제되어야 한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약 6조개 이상의 A9 도파민 신경전구세포 세포 생산이 가능한 역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경쟁그룹보다 약 1,100배 높은 수율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6조개는 1회 분화시 약 100만명 이상(QC 고려시 약 50만명)의 환자에게 투여가 가능한 양이다.
신경세포를 사용해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기업으로는 독일계 기업인 바이엘의 자회사 블루락 테라퓨틱스가 있다. 블루락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점도 에스바이오메딕스에는 고무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양증권 오병용 연구원에 따르면 블루락은 2019년 바이엘에 무려 10억달러 가치에 인수됐다. 당시 블루락은 파킨슨 세포치료제 ‘벰다네프로셀’의 임상 1상을 시작하기도 전이었지만 매우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임상 1상을 마친 현재는 가치가 더욱 올라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바이엘은 지난해 임상 1상을 완료한 뒤 8월 추적 결과를 발표했는데, 에스바이오메딕스의 TED-A9가 임상 1/2a상에서 블루락 수준의 결과를 낸다면 가치는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오 연구원의 판단이다. 아울러 파킨슨 치료제 외에도 척수손상 치료제인 TED-N의 임상 1/2a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선례를 통해 업계에서는 이번 임상 2a상 중간결과에 따라 기술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는 임상 데이터 분석과 함께 3년간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또한 임상 결과를 발표한 뒤, 기술 협력 파트너사 모집에도 나선다.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규모 2030년까지 연평균 12.1% 상승 전망 = ‘뇌의 당뇨’라고도 불리는 파키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노인성 뇌 질환으로, 고령화로 인해 발병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파킨슨병 유병률이 15% 증가했다고 밝혔다. 파킨슨병의 사망률은 정상인보다 3배 높으며,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은 6배 이상 높다. 하지만 아직 정확한 발병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약물과 수술 치료는 증상 완화만 가능하며,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은 파킨슨병 시장 규모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2.1%씩 상승해, 2030년에는 119억 8천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