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한 작가의 작품 '깊이의 차이(difference in depth)'. 사진=회사 제공
[더스탁=김태영 기자] 서울숲역 1번 출구에 '깊이의 차이'가 분명하게 도드라지는 '직관의 숲'이 열린다. 갤러리 스테어가 이달 26일부터 내달 26일까지 작가 주명환 씨 개인전을 개최한다.
작가는 수백년을 자라 나무 속에 새겨진 결과와 시간을 고도의 집중력을 통해 밖으로 끄집어 내어 보였다. 주명한 작가는 공예와 순수미술, 회화와 조각 오브제등의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자연주의 나무작가다. 주로 쓰는 재료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을 자란 나무를 직접 제재한 단판의 우드슬랩들이다.
작가는 목공기술을 활용한 나무의 결합이나 조합을 하지 않으며 스케치를 하거나 도면을 그리지도 않는다. 수백년을 자라 결이 촘촘하고 자유분방한 삼나무 판재들을 관찰하고 직관적으로 판단해 작업을 결정한다.
주 작가는 나무를 사용해 다양한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나무의 뼈(Bone of wood)’ 시리즈는 나무의 살과 뼈를 분리하는 듯한 작업이다. 결을 따라 태우고 파고 태우고 파내기를 반복해 춘재와(봄 여름 자란 부드러운 결) 추재(겨울을 이겨낸 단단한 결)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한판한수(ONE BOARD ONE MOVE)시리즈는 전기 그라인더를 이용해 텍스처 드로잉을 한다 이외에도 마치 수행처럼 노동력과 집중력, 디테일을 요구하는 ‘결’ 시리즈등 다양한 작업들을 하고 있다.
그의 작업을 바라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그 촘촘한 나무의 결과 틈들이 점점 크게 보이며 그 안의 시간들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것은 나무라는 자연이 견딘 긴 시간과 고도의 집중력으로 성실히 노동집약적 작업을 한 작가의 시간이 만든 힘이 아닌가 싶다. 주명한 작가는 본인의 작품에 있는 나무를 보고, 서울숲의 나무를 보면 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전시회를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