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압변압기 제품. 사진=산일전기
[더스탁=김효진 기자] 변압기 생산 전문기업 산일전기가 코스피 시장을 노크했다. 산일전기는 북미지역 변압기 수요 확대를 바탕으로 최근 실적이 초고속 성장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 2022년 1000억원을 돌파한 매출은 1년만인 지난해 2000억원 고지로 올라섰다.
전력기기 노후화에 따른 교체 수요 및 신재생 에너지 전환 등으로 변압기시장이 공급자 우위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산일전기는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이번 IPO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일전기는 12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을 본격화했다. 총 상장 예정 주식수(2900만여주)의 약 25%인 725만여주를 공모할 예정이며 미래에셋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고 있다. 탄탄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만큼 연내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산일전기는 지난 1994년 박동석 대표가 설립했다. 본사는 경기도 안산에 위치해 있으며 변압기 생산능력은 연간 약 1만 4,400대 수준을 보유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산일전기는 맞춤형 변압기 설계 능력 등을 바탕으로 리액터, 건식변압기, 유입변압기, 몰드변압기 등 고효율 및 특수용 변압기를 주력으로 생산해오고 있다.
국내 공공기관이나 건설, 화학 플랜트, 조선 등 다양한 산업분야 대기업들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포화상태에 있었던 내수시장 보다는 해외시장에 눈을 돌린 것이 큰 성장의 묘약이 됐다. 글로벌 시장에 적합한 제품개발에 주력하면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일본 TMEIC 등 굵직한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근래 북미 변압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산일전기는 국내 중소규모의 변압기 업체 중 처음으로 2009년 수출 1000만불을 돌파한 회사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 2017년도엔 중기부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되며 정부로부터도 기술력을 공인받기도 했다.
시장 호황 속에 실적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022년에는 매출액이 전년보다 70%가량 확대된 1077억원을 기록하면서 창사 이래 최초로 1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실적 또한 수직성장했다. 최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매출액 2145억원에 영업이익 460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이 20%를 넘어선다.
향후 시장전망도 밝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분위기에 따라 미국 내 전력기기 교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여기에 AI 발달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수요는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마켓리서치 기관인 파워테크놀로지에 따르면 2032년 전세계 전력 변압기 시장은 376억달러(약 5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일전기는 R&D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 동력 다각화에도 열심이다. 변압기 이외에도 센서를 이용한 열화상 감지로 전동기의 온도를 조절해주는 ‘소프트 스타터’, 전력기기의 수명을 전문적으로 진단해주는 ‘아톰(ATOM)엔진’의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사업다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박동석 대표로 지난해 말 기준 48.34%가량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2대 주주는 강은숙 씨로 26.67%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그 이외 코너스톤 한양 이베스트 신기술조합이 5.89%, 타임폴리오 신재생 신기술투자조합이 4.78%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