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시대를 맞아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요즘 뜨고 있다는 투자나 상품에 관심을 가져보고 소비도 줄여보지만 계좌 속 자산을 늘리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부자들은 특별한 재테크 비법이 있는걸까요? 부자들의 자산 관리를 책임지는 투자 전문가들을 만나 그들만 아는 재테크 전략을 들어봅니다. '차은지의 리치리치(Reach Rich)'와 함께 부자들의 재테크 방법에 다가가 봅시다. [편집자주]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국민들의 가계 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이렇다보니 부동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1 주요국 금융 자산 비교'에 따르면 재작년 기준으로 한국의 가계 자산 중에서 부동산 등 비금융 자산의 비중이 64%를 넘었다. 비금융 자산이 28% 수준인 미국과 38%인 일본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소위 말하는 부자들의 부동산 투자 전략은 무엇일까? 김규정 소장을 만나 그 해답을 들어봤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과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을 거친 국내 대표 부동산 전문가인 그는 현재 고액 자산가에게 자산 관리를 해주는 전담조직인 한국투자증권 'GWM(Global Wealth Management)'의 자산승계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주거형 부동산으로 시작해 투자대상·지역 확대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김 소장은 부동산 투자에 접근하는 방법에 있어 부자와 일반인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주거형 부동산을 1차적으로 접근하게 되고 투자 경험이 늘어나고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투자 대상이나 지역이 확대되는 수순으로 간다는 설명이다.
그는 "본인이 거주할 부동산 투자 그 다음에 증여나 승계 개념의 자녀를 위한 부동산, 거기서 경험이 더 늘고 자산이 늘면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상업용 부동산으로 넘어간다"며 "더 나아가면 단순한 사고 팔기 개념에서 확대돼 실제 본인이 부동산 개발에 적극 참여해 자산가치 극대화하는 등 방법적 변화가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액 자산가와 일반인들의 부동산 투자법에 있어 공통적으로 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김 소장은 △투자 잠재가치가 높은 부동산 선택 △적절한 레버리지 사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수요 기반이 탄탄하고 개발등을 통해서 미래 잠재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골라서 투자했을 때 일반인, 자산가 상관없이 투자수익성이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아무래도 부동산 투자 금액이 높은 만큼 저금리 환경을 이용해서 레버리지 비율을 높일수록 투자수익률이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주거형 부동산 투자는 일반인, 자산가 구분할 것 없이 필수적으로 투자할 대상이고 투자성공 수익률도 높은 대상"이라며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경우에는 레버리지 충분히 이용해서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게 빠르게 종잣돈을 마련하고 계속적으로 자산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포트폴리오 점차 진화중…전문적 투자에 익숙
김 소장은 점점 고객들의 부동산 포트폴리오 평가가 좋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에 비해 전문적인 분석이나 컨설팅을 통한 전문적인 투자에 익숙해졌다는 분석이다.
그는 "초반에 부동산 컨설팅 시작했을 때만 해도 진짜 온갖 수익이 나지않는 잡다한 부동산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팔아야 할 건 이미 많이 팔고 자녀에 사전증여하는 등 관리 잘하고 있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자산가들은 부동산도 금융투자처럼 진단과 분석을 통해 좀 더 나은 포트폴리오 구성을 해야한다고 인식이 바뀌었다. 일반인들의 경우 자산가처럼 1대1 컨설팅 기회가 많지는 않으나 과거에 비해 정보력 등이 훨씬 좋아지면서 분석을 통해 투자를 하기도 하고 자산관리를 하는 게 달라진 점이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최근 부자들이 선호하는 지역과 매물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묻자 김 소장은 "고액 자산가들은 주거지로써 충분히 원하는 환경이나 만족도를 우선으로 지역과 상품을 선택한다"며 "고액 자산가로서 가지고 있는 사회적 지위나 커뮤니티 등을 넓히는데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부촌 지역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는 자산가 그룹으로 진입하고 있는 세대들이 유학 경험 또는 시민권이 있는 등 글로벌 환경에 익숙한 경우가 많아 글로벌 부동산 투자 비율도 점점 늘고 있다"며 "국내는 세금이라든가 규제가 많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다각화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미국 부동산 투자 등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고액 자산가들에게도 절세를 위한 '똘똘한 한채'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 자체가 상당히 부담이다보니 기본적으로 주택 수는 최소화하면서 양질의 주택을 보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주택 수 잘못 늘리면 세금으로 손실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보니 주택수 관리에 민감하게 최대한 주택수는 적게 장기보유 가치가 높은 고가의 부동산 위주로 집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각이 어려운 경우에는 사전 증여나 가족들에게 분산 보유하게 하는 방식으로 주택 수를 관리하는 상황"이라며 "투자성이 높은 주택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세금 비용 헤지할 수 있도록 임대수익이 나오는 상품 같이 대치한다거나 비용에 대한 관리 방안 같이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부동산, 고점에 있는건 맞지만 단기 급락은 아냐"
김 소장은 현재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주택시장이 고점 구간에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하반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미국의 테이퍼링 시기가 앞당겨지더라도 부동산이 단기 급락하거나 조정 변동성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개발이나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큰 데다 앞으로 5년 정도를 내다봐도 지금 가격 변동성에 가장 영향을 미친 공급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아직은 가격이 꺾이지 않고 유지될 것으로 보는 전망들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주택자의 경우에는 아직 실수요자 대상의 대출이 상대적으로 다주택자보다는 열려있기 때문에 레버리지 투자를 통해 주택 마련을 계속 고민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특히나 현재 주요 대도시의 전세시장이 임대차 3법 시행이후 수급 불균형에 따라 가격 불안이 굉장히 심한 상황이기 때문에 내집 마련은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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