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1일 (로이터) - 금주 미국 대형은행들이 인상적이지 못한 1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 예상이 맞을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금융규제 완화와 경제 부양 기대감으로 펼쳐온 은행주들의 소위 '트럼프 랠리'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도 대형은행주들은 실적 경계감으로 인해 약세를 보였다.
은행 실적을 둘러싼 우려는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 성장세 둔화로 인해 커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 자료에 따르면 2월 미국 은행업계의 대출 잔액은 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다만 1분기 전체로는 소폭 감소에 그쳤다.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은 이 같은 대출 둔화를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면서, 대출 감소 이유를 모기지 리파이낸싱과 기업 대출 감소뿐만 아니라 미국의 정책과 경제 성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에서 찾고 있다.
필라델피아에 소재한 브랜디와인글로벌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패트릭 카사는 "대출 지표는 우리가 은행주들을 통해서 목격해온 낙관적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연준은 3월 기준금리를 석 달 만에 두 번째로 25bp 인상했다. 하지만 최근 단기금리는 올라가고 있으나 장기 금리는 하락함으로써 두 금리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이런 식으로 장단기물 금리가 붙을 경우 이 역시 은행 실적에는 부정적이다.
미국의 대형은행들은 금주 목요일 JP모간체이스와 씨티은행, 웰스파고를 시작으로 실적 발표에 돌입한다. 이어 다음주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미국 6대 은행들의 1분기 순익이 작년 동기대비로 4.7%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정도면 상당히 선전한 것처럼 볼 수도 있겠지만, 작년 1분기 은행들의 실적이 끔찍할 정도로 나빴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 대비 순익이 4.7% 늘어난 걸 결코 긍정적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는 평가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출 부진과 주식 매매 수입 급감을 이유로 은행들의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유럽의 신규 규제에 따른 압력과 전반적 자산운용 활동의 부진으로 인해 은행들이 벌어들이는 수수료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은행주들은 트럼프 랠리의 가장 큰 수혜대상이었다.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11월7일 이후 3월1일 고점을 찍을 때까지 32% 급등했다. 은행들은 또한 주요 우량주 지수 상승에도 가장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이후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지난달에는 전체 시장이 보합권에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주들은 6% 하락했다.
미국 의회가 금융규제 완화 관련법보다 더 시급한 법안 처리에 차질을 빚음에 따라 전문가들은 무역, 세금, 투자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미국 경제를 압박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 원문기사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