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LG디스플레이 사령탑을 한상범(왼쪽) 부회장에서 정호영 LG화학 사장으로 바꾸는 인사를 단행했다. 사진=LG
[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LG디스플레이의 사령탑이 8년 만에 한상범 부회장에서 정호영 LG화학 사장으로 바뀌었다. 매년 말 몰아서 정기인사를 하는 관행을 깬 파격적 인사였는데, 구광모 LG 회장이 본격적으로 ‘발톱’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정호영 사장이 LG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두루 지낸 ‘재무 라인’이라는 점에서 LG디스플레이의 LCD부문 매각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이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9일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팟캐스트 방송 ‘최양오의 경제토크 by 인포스탁데일리’에 출연해 “정호영 사장 체제에서 LG디스플레이는 수익이 나쁜 LCD 사업부를 매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고문은 “LCD 사업 매각을 통해 현금을 보유하거나 디스플레이의 향후 방향인 차량과 산업용 패널로 성장 동력을 바꾸는 식의 접점을 찾을 수 있다”며 “8K는 이 같은 다른 산업으로 가기 위한 교두보이기 때문에 지금 선점을 안 하면 다음 단계로 못 넘어간다는 면에서 그만큼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 고문은 신임 정호영 대표에 대해선 “그간 LG전자·LG디스플레이·LG생활건강·LG화학에서 CFO를 맡은 전력에 눈길이 간다”며 “LG디스플레이가 앞으로 M&A와 전략적 부분에서 다른 면모를 보일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한상범 부회장은 2012년부터 LG디스플레이 대표를 맡아 디스플레이 업계 패러다임을 기존 LCD에서 OLED로 바꾼 인물로 잘 알려졌다. 이번 그의 용퇴가 LG그룹의 관례를 깬 급작스러운 결정인 만큼 재계에선 구광모 부회장이 사업 구조조정을 위해 용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방송에 참여한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방송센터장도 “정호영 사장의 LG디스플레이 대표 선임은 M&A로 다른 회사를 인수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팔 가능성도 있다”며 “기존에 이 사업 저 사업 가져가는 방식으로 사업이 어떻게든 굴러갔지만, 이제는 확실한 취사선택이 필요한 상황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