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부회장(가운데)과 주요 협력사 대표들이 지난 21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2018년 LG전자 협력회 워크숍’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전국 130여 개 서비스센터에서 일하는 협력사 직원 3900여 명을 직접 고용한다. 삼성전자가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를 통해 서비스센터 협력사 직원 8700여 명을 고용한 것과 달리 LG전자는 본사 정규직으로 뽑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22일 “서비스센터 직원의 업무만족도가 높아야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해 이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정부 정책에 호응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서비스 협력사 대표들과 협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협력사 직원을 정규직 직원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협력업체 직원을 직접 고용함에 따라 이런 움직임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서비스센터 협력사 직원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배경으로 오랜 기간 노조와 쌓은 ‘신뢰’를 꼽았다.
LG전자는 1993년 수직적 관계의 ‘노사(勞使)’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의 ‘노경(勞經)’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경영진과 임직원이 서로 협력하는 문화를 조성했다. 이번 서비스센터 협력사 직원 3900여 명의 직접고용 결정에도 배상호 LG전자 노조위원장의 요청이 크게 작용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배 위원장은 ‘품질은 조합원의 손끝에서 나온다’며 서비스 엔지니어들의 직접고용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며 “조성진 부회장은 ‘현장 직원들의 서비스가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판단해 배 위원장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판매 후 품질관리’도 중요하다는 데 경영진과 노조 모두 동의했다는 얘기다.
LG전자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개별 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130개 서비스센터와 본사 정규직 전환 협의를 할 계획이다. 각 서비스센터에 대한 보상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서비스센터 직원에 대한 구체적인 처우도 결정되지 않았다.
LG전자는 협력사의 부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상생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부품사 수준을 끌어올려야 LG전자의 사업 경쟁력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는 협력사의 생산 라인을 자동화하고, 정보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등 LG전자가 가진 노하우를 적극 전수하기로 했다. 협력사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내년부터 해외 협력사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조 부회장은 “다양한 혁신 기술을 경영 전반에 접목해 LG전자와 함께 다가오는 융복합 시대를 선도해 나가자”고 협력사 대표들에게 당부했다.
LG전자와 협력사들은 지난 21일 워크숍에서 올해 상생협력 활동과 제조 관련 혁신사례를 소개하고, 내년도 경제 전망과 주요 추진과제 등을 공유했다. 기술혁신·품질혁신·원가혁신·모범경영 등 4개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18개 업체를 ‘LG전자 최우수 협력사’로 선정하고 시상했다.
LG전자는 협력사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행사에 나온 협력사 대표들에게 인공지능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R9 씽큐를 전달했다.
오상헌/고재연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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