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0일 (로이터) -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올리고, 영란은행(BOE)도 금리를 올리고, ECB도 자산매입 규모를 줄였다. 심지어 일본은행(BOJ)도 언젠가 완화조치 축소에 나설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이렇게 다들 금리를 올리고 돈줄을 죈다고 하지만 이들 중앙은행의 실질 정책금리는 여전히 0%에 못미치는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러 있다. 미국 일본 유로존 영국 다 마찬가지다.
이러한 마이너스 실질 정책금리 덕에 주요국의 금융환경은 여전히 완화적이다. 또한 이는 금융 자산시장의 분출하는 `멜트업(melt-up) `장세를 추동하는 주요 동력이기도 하다.
실제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의 금융환경은 연준이 첫 금리인상을 단행했던 2015년 12월 보다 더 완화적이다. 다섯 번의 정책금리 인상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인가.
흥미롭게도 일본의 경우는 일반적 인식과 정반대로, 주요 4개국 중앙은행 가운데 실질 정책금리가 가장 높다. 그만큼 물가 상승률이 낮기 때문이다.
실질 정책금리 뿐만 아니라 10년물 국채의 실질 수익률 흐름도 마찬가지다. 주요 국가의 10년물 실질 수익률은 마이너스권을 맴돌고 있다. 영국 10년물 실질 국채 수익률의 경우 마이너스 1.8%로 6년래 최저 수준이다.
시장내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권을 맴돌다 보니, 화폐로 표현되는 거의 모든 자산 가격이 오른다. 회사채 스프레드는 계속 축소되고, 증시는 연일 사상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다.
더구나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채권의 실질 수익률과 비교했을 때 증시가 유별나게 비싼 것도 아니다. 주저 앉은 채권 실질 수익률 때문에 2.5%까지 낮아진 S&P500의 배당수익률은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이다.
환율도 명목금리 보다 실질금리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일본의 상대적으로 높은 실질금리는, BOJ의 공격적인 완화조치에도 불구, 엔 가치가 그럭저럭 유지되게 하는 주요 배경이다. 또한 최근 영국의 금리인상에도, 파운드 가치가 2016년 브렉시트 투표 이전을 회복하지 못한채 당시 보다 10% 넘는 낙폭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영국의 (높은 물가상승률에 따른) 낮은 실질금리 때문이다.
마이너스 실질금리는 자산 가격의 급팽창 뿐만 아니라 부채 팽창도 가속화한다. IIF에 따르면 전세계 부채는 230조달러를 넘어섰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선, 사상 최대다.
불어난 빚 때문에 소비자들은 삶의 수준과 소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낮은 대출 금리를 요구하게 된다. 물론 금리 인상 효과가 누적되면 이렇게 높은 수준의 부채는 지속 가능할 수 없다.
현재 투자자들은 `통화정책 정상화, 중앙은행의 보살핌 축소`라고 외치면서도 실상은 몹시 관대한 중앙은행 덕분에 자산시장 붐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모퉁이를 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책 환경이 `글로벌 긴축`으로 넘어가는 중이며 실질금리 측면에서도 일부 금리 상승이 예상된다. 물론 실질금리가 0% 위를 크게 웃돌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특히 영국과 유로존에서 그렇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대출은 계속 불어날 것이고, 청구서가 날아드는 심판의 날도 야금야금 가까워질 것이다. 그러나 그날이 도래하기까지 한참 여유가 있다고 투자자들이 믿는 한, 세계 자산시장 붐(Boom)은 계속될지도 모른다.
* 본 칼럼은 제이미 맥기버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칼럼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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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