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아이클릭아트
[인포스탁데일리=이형진 선임기자] 달러당 엔화 가치가 140엔대까지 떨어지면서 2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급격한 엔화 약세가 향후 일본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잭슨홀 미팅에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임금과 물가가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상승할 때까지 완화 이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미팅에서는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향해 적극 긴축을 강하게 시사한 한편, BoJ만이 대규모 금융 완화를 지속하는 것이 부각된 형태"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외환시장에서는 BoJ와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금융정책 방향성의 차이가 재차 강하게 의식된 상황"이라며 "크로스엔(미 달러 이외의 통화 대비 엔 시세)이 상승하며 엔화 가치 대폭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지난 6월 BoJ가 물가 전망을 2% 초과로 상향 조정한 것은 소비 증세가 있었던 2014년도를 제외하면 2003년도 이후 처음"이라며 "일본 정부와 BoJ가 내세우는 2%의 물가 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향후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그는 "구로다 총재는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고 보며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장기금리를 0.25% 이내로 묶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급격한 엔화 약세는 기업 수익 증가와 일본 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동일본 대지진 후 에너지 수입이 급증한 점,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이 늘지 않는 점도 일본 경제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향후 수출 관련 종목에는 엔화 약세 수혜가 실적의 뒷받침이 될 것"이라며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엔화 약세의 수혜는 적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적극적인 인바운드 정책 없이는 내수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의 인바운드 정책 실시 타이밍과 기업들의 유연한 가격 전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형진 선임기자 magicbullet@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