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9월26일 (로이터) - 유럽증시는 25일(현지시간) 독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4연임을 확정지었지만, 극우 정당의 약진에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 정당의 세력이 약화됐다는 평가 속에 경계감이 유지되며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0.18% 오른 383.90에 장을 닫았다. 그러나 유로존 블루칩으로 구성된 유로 스톡스50지수는 0.10% 내린 3537.81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증시가 직전 거래일에 작성했던 10주 고점을 근소하게 하회하며 강보합권에 머물렀을 뿐, 주요국 증시 대부분이 하락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0.13% 내린 7301.29, 독일 DAX지수가 0.02% 오른 1만2594.81, 프랑스 CAC40지수는 0.27% 빠진 5267.13을 기록했다.
카탈루냐 분쟁 우려가 심화되며 스페인 IBEX35지수는 0.88% 하락했다. 산탄데르와 카이사뱅크, BBVA 등 주요 은행주가 1.1%~3.8% 동반 후퇴했다. 또 이탈리아 MIB지수가 0.63% 밀렸다. 포르투갈 PSI20지수는 0.06%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연정 구성과 정치적 통합이 딜레마에 빠졌음을 우려했지만, 경제 전망은 여전히 강력하다는 데 주목했다. 안틸리아 캐피탈의 안드레아 쿠투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 반응은 대체적으로 아주 통제가 잘 된 편이었다고 강조한 뒤 "유럽증시는 향후 3개월~6개월 동안 전망이 밝다. 특히 유로화가 달러에 하락할 경우 증시를 더욱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쿠투리 CIO는 메르켈 총리가 자민당, 녹색당과 함께 이른바 '자메이카 연정(Jamaica coalition)'을 구상, 유럽의 통합이 둔화된다 해도 유럽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비중확대 포지션을 유지했다.
앞서 여름 기간 동안 유로화의 급등이 수출 중심 기업들의 순익을 잠식하며 유럽증시를 압박해왔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여름 기간의 매도세로 인해 새로운 매수 기회가 찾아왔다고 여기고 있다.
주요 업종 중 올해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스톡스600 석유·가스지수가 0.8% 상승했다. 유가의 랠리는 물론 씨티그룹이 업종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반면 독일 증시에서는 머크(+2.0%)와 바이엘(+1.6%), 도이치텔레콤(+1.0%) 등이 상승한 반면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과 유틸리티 기업인 RWE(-5.3%)가 저조했다. 녹색당이 참여하는 새 정부가 보다 친환경 정책들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주에 부담이 됐다.
독일 총선은 기업들의 인수·합병 전망에는 별다른 악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프랑스의 알스톰이 독일 엔지니어링 그룹인 지멘스와 합병 가능성을 확인해준 뒤 양사 주가는 1.3%, 0.1% 각각 올랐다. 그러나 독일 은행 코메르츠 방크는 이탈리아 은행 우니크레디트의 인수 가능성이 '터무니없다(nonsense)'는 평가 속에 1.8% 후퇴했다. 우니크레디트도 1.4% 밀렸다.
한국의 토종 화장품 업체인 카버코리아(Carver Korea)를 23억유로에 인수한 유니레버는 0.1% 오르는 데 그쳤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