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미국 내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바이든 후보는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 완화 및 지원 확대 등을 통한 고용 창출 계획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고세율은 트럼프 행정부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 중소기업 활성화에 쓸 재원을 마련하고 임금근로자의 소득은 늘려 중산층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바이든 후보는 대선 공약집(Joe's vision)에서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 완화 및 투·융자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제조·혁신 분야에서 500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우선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중소기업 근로자 급여보험 프로그램(PPP·Payroll Protection Program)을 개선한다. 대출일로부터 8주간 종업원 수 유지 등의 요건을 충족한 기업은 채무를 면제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또 새로 마련되는 PPP 기금의 50% 이상은 50인 이하 중소기업에 우선 배분한다. 채무면제 대상이 되는 기간을 기존 8주에서 8주 이상으로 늘려 중소기업이 급여지급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연방 정부가 지원하는 근로시간 단축 보상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프로그램 대상 지역을 27개 주에서 50개 주로 늘리고, 근로 단축시간 상한도 기존 40~60%에서 80%로 늘린다.
중소기업을 위한 투·융자 지원도 강화한다. 지역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중소기업 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위해 600억달러(69조원)의 재원을 확보한다. 주정부의 ‘중소기업 신용개선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 규모를 30억달러(3조4000억원)로 기존 대비 2배 이상 확대한다. 유색인종 기업을 위한 공공·민간 벤처캐피털을 촉진하기 위해 ‘새로운 중소기업 기회 플랜’을 신설한다.
사회적·경제적 약자가 소유한 취약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취약 중소기업에 대한 연방 정부 구매 목표를 5%에서 15%로 상향하고, 취약 중소기업의 원청 기업과의 협력 기회도 확대한다. 수출입은행의 중소기업 자금지원 확대 등을 통해 유색인종 기업의 수출 촉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근로자 임금은 올리고 고소득자의 세율은 높여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주별로 차등 적용이 가능한 연방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에서 최고 15달러까지 높인다. 또 팁 근로자 보호를 위해 시간당 2.13달러인 최저팁임금은 폐지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인하한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은 기존 37%에서 39.6%로 인상한다. 연 소득 40만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급여세는 인상할 방침이다. 법인세는 기존 21%에서 28%로 올리기로 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추진단장은 “바이든은 트럼프에 비해 사업주와 근로자의 상생 측면을 강조한 공약을 충실하게 제시하고 성장과 분배 측면을 동시에 강조했다고”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신정부 역시 자국 경기 회복을 위해 대중국 강경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우리 정부는 미·중 관계에 따른 대외환경 변화를 면밀히 살펴 중기 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