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5월18일 (로이터) - 중국 내 권력서열 3위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17일 홍콩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홍콩 주민들의 정치적 관심사를 청취하겠다고 말했다. 홍콩은 중국에 점차 많은 자치권을 요구하며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인데 장은 이에 관한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장은 지난 2014년 민주화 요구 시위 후 처음으로 홍콩을 방문한 중국 고위 관리가 됐다. 그의 방문은 공식적으로는 경제 회의 참석이 목적이다. 그러나 그는 도착 직후 회견에서 홍콩과 중국 관계에 대해 언급하면서 정치적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홍콩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중국과 홍콩 간 관계 발전과 관련한 사회 모든 부문의 제안과 요구 사항을 청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민주화 요구 시위가 실패한 후 홍콩 내 소수 운동가들은 중국으로부터의 전면적인 분리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일부는 홍콩이 중국에서 떨어져 나갈 경우 초래될 수 있는 경제 및 정치적 비용을 우려했다.
레지나 입 전 보안장관은 국영 차이나데일리 사설에서 “홍콩 젊은이들은 자신들 때문에 홍콩이 ‘모국'과 위험하게 충돌하고 이로 인해 얼마나 큰 재앙이 초래될 지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장의 경호에 수 천명의 경찰이 동원되면서 홍콩은 긴장 상태로 들어갔다.
현지 언론들은 시 당국이 폭력 시위를 막기 위해 보도 블록을 떼 낼수 없도록 접착시켰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또 시위 발생에 대비, 2년 전 민주화 요구 깃발이 내걸렸던 산 꼭대기에서 야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된 국민당(National party)의 찬호틴 당수는 로이터 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의 엄청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우리 문화, 우리 언어, 우리 사람들이 다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콩 주민들은 홍콩이 중국이 일개 도시가 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독립국가가 되기를 원하는가? 두 개의 선택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당은 9월 의회 선거에 참여할 계획이다.
올해 신생 정당 데모시스토(Demosisto)를 창당한 조슈아 웡은 9월 선거에서 독립 노선을 추구할 수 있음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2014년 민주화 요구 시위를 주도한 학생 지도자 중의 한 명이다.
전인대 홍콩 대의원 마이클 티엔은 “홍콩 젊은이들에게는 경제적 고려가 전부가 아니다. 그들은 경제 발전보다는 더 좋은 환경, 일과 생활의 균형, 그리고 더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세대”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 받을 당시 홍콩에 표현 자유의 보장을 약속했다. 그러나 홍콩 당국은 독립을 주장하는 운동가들에 대한 사법조치를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홍콩은 경제적 측면 외에도 식료품, 물, 전기 등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실적으로 독립은 불가능한 상태다. 중국 외교부는 홍콩의 독립 추구는 홍콩의 안보, 번영 및 안정을 저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내 최대 친중 정당 홍콩발전민주연맹(DAB)의 홀든 차우 부당수는 “많은 홍콩인들은 중국 본토와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중국과의 경제 관계가 단절되면 수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리들과 가까운 관측통들은 장의 우선 순위 중 하나는 보다 온건한 홍콩 내 민주 세력과의 관계 구축이라고 말했다. 티엔은 “그는 중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는 모든 범 민주세력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정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