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더 오르기 전에 지금이라도 사놔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지난 1월 말 달러당 1113원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17일 1195원50전을 기록했다. 3개월 반 동안 7% 이상 급등한 것이다. 달러 인덱스(달러화 가치 수준 지표) 강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배당금을 달러로 송금하기 위한 수요가 증가했고, 예상보다 부진한 국내 경제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올초 많은 금융사가 미국 재정적자 확대와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등을 근거로 미국 달러 약세를 전망했다. 하지만 “주식보다 맞히기 더 어려운 것이 환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환율의 방향성 예측은 어렵다.
외국 통화로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환차익보다는 보유하고 있는 원화자산에 대한 리스크 분산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산을 대부분 원화로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은 대부분 국내에 있고 금융상품도 거의 원화자산이다. 원화자산을 외국 통화로 분산해 놓으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통화매매 차익에 따른 환차익이 비과세라는 점도 큰 매력이다.
달러로 투자하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으로는 달러 정기예금, 달러 채권, 외화 펀드,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달러보험 등이 있다. KRX금시장에 상장된 금 현물도 국제 금가격에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결정되므로 통화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달러 정기예금은 가장 쉽고 안전하게 원화자산을 분산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현재 원화 정기예금보다 더 높은 연 2%대 금리를 준다. 3개월 또는 6개월마다 자동 갱신으로 가입하면 달러 정기예금 만기를 관리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외화 펀드는 펀드 운용실적에 따라 이익 또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 불안기에 편입자산 가격이 하락한다 하더라도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 상승에 따라 수익률을 일정 부분 방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민 재테크’라는 별명을 가진 ELS도 미국 달러로 투자할 수 있다. 원화 ELS와 같은 구조라도 달러 ELS 상품 금리가 더 높고, 조기상환과 만기상환 시 원금과 이자가 달러로 지급돼 환율 변동에 상관없이 달러 자산으로 보유할 수 있다.
해외 부동산을 현지 통화로 지분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큰 금액을 동원해 단독으로 부동산을 사는 것보다 자산의 분산효과뿐만 아니라 투자 통화의 분산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일본, 유럽, 미국, 베트남 등 해외 부동산에 지분으로 투자할 수 있는 펀드들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금도 통화 분산 목적으로 적합한 자산 중 하나다. 금은 부동산의 월세, 채권의 이자, 주식의 배당금처럼 정기적인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다. 금리가 오를수록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커지는 단점은 있다. 하지만 원자재인 금은 물가상승 방어 기능과 위기 때 가격이 상승하는 분산투자 매력이 있다.
세계적 투자자인 하워드 막스는 “내가 아는 한 가지는 내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투자 자산, 투자 시기, 투자 통화까지 분산한다면 리스크는 줄이면서 기대 수익률은 높이는 방법이 될 것이다.
김현섭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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