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2월10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이번 주 달러/원 환율은 1120원을 중심으로 한 단단한 박스권 안에서 움직일 전망이다.
환율 주간 예상 범위는 1110-1135원이다.
지난주 달러/원 레인지 하단이 한 단계 하향 조정되는 듯했지만, 결과적으로 기존 레인지 하단인 1110원은 지켜졌다. 주간 기준으로 달러지수가 0.7% 하락해 2개월 만에 가장 크게 하락했는데도 그랬다.
미-중 무역협상 합의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데다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졌다. 그렇다 보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마냥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마저 형성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에는 미국의 고용 부진으로 뉴욕 금융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11월 비농업 신규고용은 15만5천명 증가해 전망치인 20만명을 밑돌았다. 다만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3.7%, 시간당 임금 상승률도 지난달과 같은 3.1%를 유지했다.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2% 이상 급락했고,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는 하락했다.
달러 약세는 달러/원 환율에 있어 호재일 수도 있고 악재일 수도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조절을 반영한다는 차원에서는 위험선호를 부추기지만,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한다는 측면에서는 위험선호 심리를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아직 시장 내에선 달러 약세에 따른 원화 강세 기대와 미국 경기 둔화가 촉발할 위험자산 약세에 따른 원화 약세 우려가 팽팽하게 맞서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당분간 미국 경제지표가 중요해졌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물가 지표와 소매판매 지표 등이 나온다. 이를 통해 미국의 경기 둔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번 주는 연준 인사들이 다음 주에 있을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통화정책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는 블랙아웃 기간이다. 연준의 통화정책을 두고 다양한 시장의 해석과 전망이 나오겠지만, 이는 오히려 원화를 박스권 안에 머물게 할 것이다.
단, 주중에 있을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투표, ECB 통화정책회의 등은 대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면서 원화의 진폭 또한 함께 키울 재료다. 그렇다 하더라도 원화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재료로서는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편 최근 외환시장의 수급 상황을 살펴보자.
연말 장세에 따른 수출업체들의 달러 공급 여건에다 최근 활발한 조선사 수주 덕에 환율의 상단은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다만 환율 하단에서는 바닥 인식에 따른 결제 수요와 함께 리얼머니를 중심으로 한 달러 수요가 꾸준히 감지되고 있다. 지난주 말 미-중 무역 전쟁 휴전 여파로 역외 롱스탑이 집중됐지만 그 이후 수급 여건은 박스권 상‧하단에서 기계적으로 수급들이 유입되는 양상이다.
무역갈등, 미국과 중국의 경기 부진,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등 불확실성을 종합하면 원화는 당분간 박스권 안에서 신중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가 주시하는 위안화마저도 최근 철저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두려워하는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고 있다. 원화는 신중한 행보 속에 보폭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 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일정..美소비자물가지수 등 해외 경제 주요 이벤트...ECB 금리발표 등 국내 주요 일정..11월 고용동향 등 (편집 유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