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가 QR코드를 활용한 결제 서비스 확산에 승부를 걸었다. 새롭게 바뀌는 결제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지 않고 카드를 쓰는 시대가 온 것처럼, 스마트폰 QR코드만으로 결제하는 방식이 보편화될 수 있다고 비씨카드는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해 이문환 비씨카드 사장(사진)은 내년 주요 경영 전략 중 하나로 QR코드 결제 확대를 제시했다.
비씨카드는 지난달 1일 QR결제를 본격 도입했다. 비씨카드 간편결제 앱(응용프로그램) ‘페이북’에서 QR코드를 켜면 가맹점에서 이를 스캔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가 모두 연결돼 잔액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제로페이’나 기존 간편결제 플랫폼 ‘카카오페이’ ‘페이코’의 QR코드 결제 방식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이다. 제로페이 등의 QR코드 결제는 연결 계좌에 잔액이 없으면 이용할 수 없다. 신용공여 기능 없이 구매자 은행계좌에서 판매자 은행계좌로 돈을 넘겨주는 방식이어서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카드 결제의 장점에 QR코드가 갖는 편의성을 결합했다”며 “정보기술(IT)의 발달로 결제 방식이 변하는 데 대응하면서 경쟁력도 키울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사용 가능한 가맹점이 적다는 게 비씨카드의 고민이다. 현재는 QR코드 인식 리더기가 설치된 GS25 전국 편의점과 서울 동대문 두타몰, 노량진수산시장 등 1만4000여 개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이에 따라 비씨카드는 QR결제 체험 기회를 적극 제공하면서 확산 속도를 앞당길 계획이다. 비씨카드가 10~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가수 블랙핑크 콘서트 현장에 QR결제를 지원하는 것도 이 같은 노력의 하나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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