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10월10일 (로이터) - 달러 가치가 9일(현지시간) 하락했다. 7년래 최고치까지 올랐던 미국 국채 수익률의 상승세가 꺾인 영향이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합의 기대감이 나타나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11% 내린 95.651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96.155로 7주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내 하락 반전했다.
지난주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를 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상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3.261%로 7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의 국채 수익률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가가 밀린 가운데 글로벌 성장세에 대한 불안감이 고개를 든 영향이다.
유로존에서는 다우존스의 보도가 호재로 작용했다. 다우존스는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오는 15일까지 브렉시트 조건을 합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장 초반 유로 가치는 예산안을 둘러싼 EU와 이탈리아간 긴장감에 한동안 약세를 보였다.
BK자산관리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외환전략부문 상임이사는 "(브렉시트 소식이) 모든 것을 뒤집었다. 이탈리아 예산안 협상에 따른 타격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외교관을 인용한 다우존스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과 EU는 아일랜드 국경 문제 관련 이견을 좁혔으나 아직 일부 접점을 찾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운드/달러는 0.41% 오른 1.3147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파운드는 0.36% 내린 0.8745파운드를 나타냈다.
이날 앞서 지오반니 트리아 이탈리아 경제장관은 의회에서 예산안에 확고한 입장을 드러냈다.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발언을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감을 드러냈고,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년 반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시장은 트리아 장관의 발언 중 '시장의 불안이 금융위기로 이어질 경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언급에 주목했고,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은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유로/달러는 0.08% 반등한 1.1500달러를 기록했다. 유로/엔은 0.1% 내린 129.98엔에 거래됐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은 약보합 수준인 6.9158위안을 나타냈다. 달러/위안은 장중 6.9350위안으로 7주래 최고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내 상승분을 반납했다. 중국 은행들이 달러/위안 매도(short) 포지션을 취한 여파로 홍콩 역외시장 위안화 유동성이 고갈된 영향이다.
지난 7일 중국 인민은행은 은행시스템에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미국과의 무역갈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달러는 이날 약세를 보였지만, 안전자산 수요는 잔존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이탈리아의 팽창 예산안 등의 요인이 글로벌 성장세 둔화 우려를 촉발한 영향이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의 글로벌 성장세 전망치를 모두 3.9%에서 3.7%로 하향했다.
달러/엔은 0.19% 내린 113.01엔에 거래됐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