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선대 부두. 출처=연합뉴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금액지수가 3개월 연속 올랐다. 반도체 수출이 늘면서 수출지수와 교역조건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3년 1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금액지수는 132.85(2015년=100)로 1년 전보다 3.3% 높아졌다. 작년 10월 2.3%와 11월 7.2%에 이어 석 달째 오름세다.
제1차금속제품(-7.7%), 화학제품(-2.9%) 등이 하락했으나, 컴퓨터·전자·광학기기(9.9%), 운송장비(10.4%), 농림수산품(10.2%) 등이 크게 상승한 영향이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의 경우 수출물량은 지난해 5월부터, 수출금액은 11월부터 전년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풀이했다.
132.14를 기록한 수출물량지수도 전년 대비 6.2% 올랐다. 1.0%였던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컴퓨터·전자·광학기기(16.4%), 운송장비(7.1%), 농림수산품(23.4%) 등의 수출 물량이 늘면서 지표가 개선됐다.
지난해 전체 수출금액지수는 8.3% 내렸고,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보다 0.6% 상승했다.
유 팀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고사양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지표가 좋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수입금액지수는 146.92로 1년 전보다 11.7% 하락했다. 운송장비(0.6%) 등이 증가했으나 광산품(-16.3%), 화학제품(-14.4%) 등이 감소하며 10개월째 내림세다. 수입물량지수는 124.71을 나타내며 전년 같은 달보다 7.1% 낮아졌다. 유가와 천연가스 안정세에 광산품(-6.9%)과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7.3%) 등의 지수가 내리며 여섯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작년 전체 수입금액지수는 1년 전보다 12.5% 떨어졌고, 수입물량지수는 3.8% 하락했다.
수출이 늘고 수입은 줄면서 교역조건은 좋아지고 있다.
수출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하는 12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5.34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달보다 2.4% 올라 7개월 연속 상승하며 무역지표 개선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수입 가격(-5.0%)이 수출 가격(-2.7%)보다 더 내렸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도 112.77을 기록했다. 수출물량지수(6.2%)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2.4%)가 모두 오르면서 1년 전보다 8.7% 상승했다. 7개월 연속 오름세다.
지난해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5.14로 84.98이었던 2022년보다 0.2% 올랐다. 수입 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더 크게 내리면서 지난 2020년 3.8%를 기록한 후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소득교역조건지수는 0.8% 상승한 105.16을 나타냈다.
유 팀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가격과 물량이 조금씩 증가했고,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천연가스, 원유 가격이 하락 안정세를 보였다”며 “지난해 자동차, 운송장비도 좋아 순상품교역조건지수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