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시티타임스=한국일반]
대형마트에 진열된 라면의 모습. 2024.1.1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K-팝, K-드라마 등 한국 문화가 세계 시장을 누비면서 한국 라면도 흥행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최초로 10억달러를 넘어섰고 4년만에 약 2배 증가했다.
19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시스템(K-stat)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 수출액(HS코드 '그 밖의 파스타')은 전년 동기 대비 22.2% 증가한 10억5362만3000달러로 집계됐다. 한화로 약 1조4118억여원에 이른다.
최근 5년간 수출액은 △2019년 5억2853만3000달러 △2020년 6억8608만5000달러 △2021년 7억6977만달러 △2022년 8억6238만7000달러 △2023년 10억5362만3000달러로 매년 적게는 10% 안팎, 많게는 28%까지 증가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4년만에 라면 수출은 2배 가량 늘어났다.
주요 라면 제조사들의 해외 매출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불닭볶음면'을 내세운 삼양식품(003230)은 해외 매출 비중이 2021년 61%, 2022년 67%, 2023년(1~8월 기준) 66%을 기록 중이고, 농심(004370)은 2021년 35%, 2022년 38%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지난해 중국이 2억1871만4000달러로 가장 많은 수출 비중을 차지했고, 미국은 1억7342만7000달러로 뒤를 이었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수출이 43.9% 급증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이같은 라면 수출 증가는 역시 K-드라마 등 한국 문화가 흥행한 덕이 크다. FIS는 "OTT와 한국 영화에서 한국 면류가 노출되고, 유튜브 등 SNS에서 매운 라면 먹기 챌린지 등이 유행해 수출국가 확대에 영향을 끼쳤다"고 봤다.
일례로 에미상 8관왕을 거머쥔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사람들'(BEEF)에서는 한국계 감독과 배우가 활약한 드라마답게 라면에 김치를 먹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라면 업계는 올해도 글로벌 라면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농심은 올해 하반기 미국 2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내년에는 3공장 설립도 준비 중이다. 오뚜기(007310)는 북미 지역의 생산 법인인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설립했고, 삼양식품은 수출 물량 확대를 위해 밀양 2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건강한 식품, 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FIS는 보고서에서 "조리의 간편함 뿐 아니라 건강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확대되고 있다"며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생산자와 소비자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