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Times -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눈보라.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북극 한파가 미국 전역을 덮치면서 유정까지 얼어붙은 탓에 가스 공급이 약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동시에 난방 수요는 치솟으며 전력과 가스 가격이 수 년 만에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은 10.6 bcfd(10억입방피트) 감소해 11개월 만에 최저인 97.1bcfd를 기록했다. 10억 입방피트의 가스는 미국에서 약 500만 가구에 하루 동안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이날 노스다코타 파이프라인 당국은 바켄 셰일 유전에서 추운 날씨와 운영 문제로 인해 석유 생산량이 하루 최대 42만 배럴 감소했고 가스 생산량은 1.1bcfd까지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감소는 2022년 12월 겨울 폭풍 엘리엇으로 인한 가스 공급 손실이 약 19.6bcfd, 2021년 2월 동결로 인한 가스 공급 손실이 20.4bcfd였던 것에 비하면 적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뼛 속까지 시린 추위에 수요는 폭발하며 가스 가격은 치솟았다.
텍사스 주 전력망의 대부분을 운영하는 텍사스 전기 신뢰성 위원회(ERCOT)에 따르면 전력 가격은 마틴루터킹 데이 휴일인 15일 오전 8시 피크 시간 메가와트시(MWh) 당 1073달러까지 뛰었다.
연휴가 끝나고 기업과 관공서 문이 다시 열리는 16일 같은 시간대에는 MWh당 1893달러로 가격이 정산됐다. 이는 15일 하루 전체 적용된 평균인 MWh당 250달러를 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댈러스를 포함한 ERCOT 북부의 평균 현물 가격(2024년 현재까지 23달러, 2023년 80달러)과 비교해 매우 높다.
연휴를 마치고 16일 텍사스 주민들이 직장으로 복귀하고 학교가 다시 문을 열면서 전력 수요가 공급을 3700메가와트(MW) 이상 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력 수요는 16일 오전 8시경 8만6496MW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2023년 8월에 기록된 현재 사상 최고치인 8만5508MW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서도 현물 전력 및 가스 가격이 수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워싱턴-오레곤 국경에 있는 미드 컬럼비아 허브의 가격은 MWh당 약 107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극 한파로 미국 전역의 기온이 급강하하여 태평양 북서부와 다른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하고 선거 유세부터 축구 경기, 여행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 2021년 2월에도 겨울 폭풍으로 인해 텍사스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는 200명 이상 목숨을 잃었다.
당시 수백만 명이 며칠 동안 전력, 수도, 난방을 받지 못하고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발전이 중단된 후 전력망 붕괴를 막기 위해 순환 정전을 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