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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무이자 할부 어디 갔어?”…업황 악화에 혜택 줄이는 카드사

입력: 2023- 12- 14- 오전 01:11
© Reuters.  “6개월 무이자 할부 어디 갔어?”…업황 악화에 혜택 줄이는 카드사

출처=셔터스톡

올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카드사들이 고객 혜택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무이자 할부 기간을 축소하고, 이른바 ‘혜자 카드(혜택이 많은 카드)’를 단종하는 식이다. 카드사는 악화한 수익성을 방어하려면 고객에게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는 대다수 업종에서 2~3개월 무이자 할부만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중순까지만 해도 6개월까지 가능했던 무이자 할부 혜택은 올해 들어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현재 6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카드사는 신한·우리·BC카드뿐이다. 그마저도 영역을 제한한다. 신한카드는 학원·등록금 부문에서, 우리카드는 온라인·종합병원에서, BC카드는 온라인 업종에서만 최대 6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줄어든 혜택에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카드사는 업황 자체가 어려워져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항변한다. 고금리 영향으로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끌어오는 데 드는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영업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여신전문채권을 발행해 조달하는데, 지난해부터 시중 금리가 오르면서 여전채 발행 금리도 상승했다.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없으니 마케팅 영역에서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카드사들의 설명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무이자 할부는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카드사가 부담하는 개념”이라며 “저금리 상황에서는 괜찮았으나 현재로서는 6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할 만한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카드 이용액이 늘어났음에도 카드사들의 실적은 좋지 못했다. 올 3분기 기준 전체카드 승인금액은 292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전업 8개 카드사의 합산 당기 순이익은 7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어들었다. 조달 비용 부담,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 등의 영향이 컸다.

낮아진 가맹점 수수료율에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도 사실상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다. 4.5%였던 가맹점 수수료는 지난 2007년부터 14차례에 걸쳐 인하됐다. 현재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 수수료는 0.5%, 연 매출 30억원 미만의 소규모 가맹점 수수료는 1.1~1.5% 수준이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판매 부문에서는 수익이 거의 나지 않고 카드론 등에서 수익을 내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의 해명에도 소비자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이른바 ‘혜자 카드(혜택이 많은 카드)’도 자취를 감추고 있어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단종된 카드 수는 282개다. 이중에는 전월 실적과 관계 없이 가맹점에서 0.7% 무제한 할인 혜택을 주던 우리카드의 ‘뉴아이앤유’, 대형마트에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해 쇼핑 특화 카드로 인기를 끌었던 KB국민카드의 ‘탄탄대로 올쇼핑’ 카드도 포함돼 있다.

반면 연회비가 비싼 프리미엄 카드를 잇달아 내놓고 있어 ‘일반 고객 대신 일부 고객만 챙기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우리카드는 지난달 연회비가 250만원에 달하는 ‘투체어스’ 카드를 출시했다. 삼성카드도 지난 5월 연회비가 70만원인 ‘디아이디 티타늄’을 선보였으며, 현대카드가도 연회비가 100만원인 ‘아멕스 더 플래티넘’ 카드를 3월 내놨다.

카드사는 포화 상태인 카드 시장에서 프리미엄 카드는 더 세밀한 고객 공략을 위한 마케팅의 한 축이라고 설명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프리미엄 카드는 연회비와 비슷한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마진이 많이 남는 상품은 아니다”라며 “카드사가 광고 효과, 틈새시장 등을 노려 각 고객군의 특성에 맞춘 상품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마트 할인 등 생활 밀착형 혜택을 주는 범용 카드도 많이 선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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